겸손의 나무

사람들은 겨울에 설경(雪景)을 보러 여러 관광지를 찾습니다. 저도 가족들과 겨울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1월에 눈이 많이 내려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역시 하나님께서 만드신 풍경은 장관이었습니다. 순백의 눈을 보니 마음까지 깨끗해지는 기분이었지요. 그렇게 감탄하며 산을 오르던 중 등반을 포기하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종종 보였습니다.

‘왜 돌아 내려오지? 갑자기 길이 험해지나?’

이유는 놀랍게도 ‘겸손의 나무’ 때문이었습니다.

‘겸손의 나무’는 숲길을 가로질러 둥근 아치 형태로 자란 갈매나무의 별칭입니다. 산 정상으로 가려면 허리를 숙여 이 나무를 지나야 하는데, 바닥에 눈이 수북이 쌓여 평소보다 몸을 더 바짝 수그려야 지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최대한 몸을 웅크리고 겸손의 나무를 통과했습니다. 조금 더 올라가자 정상이 나왔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멋있는 설산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겸손의 나무 앞에서 돌아섰다면 이토록 감동적인 풍경을 보지 못했겠죠.

문득 지난날을 돌아보았습니다. 형제자매를 겸손히 대하지 못하고 오히려 높임받고 싶어 했습니다. 나부터 형제자매를 섬겼다면 아름다운 연합을 이룰 수 있었을 텐데요. 겸손의 나무를 지나듯 저 자신을 항상 낮추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아름다운 하늘나라도 눈앞에 펼쳐져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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