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찾기 上

딩동 댕동♬
종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행복초등학교 3학년 1반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는 계속되네요.
드르륵
앗, 선생님이에요. 아이들은 후다닥 자리로 돌아가 바른 자세로 앉습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의 행동이 귀여워 살짝 미소를 짓습니다.
“여러분, 오늘 도덕 수업 주제는 ‘보물 찾기’예요.”
선생님은 칠판에 아주 크게 ‘보물 찾기’라는 글씨를 썼어요. 그리고 글씨 옆에 전지를 붙였어요.
“선생님, 저 큰 종이는 뭐예요?”
호기심 대장 민수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어요. 다른 아이들도 궁금함이 가득한 눈빛이네요.
“여기 있는 큰 종이는 여러분들의 생각 주머니예요. 지금부터 이 종이에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보물을 적어볼까요? 앞줄부터 한 명씩 나오세요.”
“선생님, 꼭 1개만 적어야 돼요?”
“맞아요. 저는 보물이 5개나 되는데….”
“자신이 생각하는 보물이 여러 가지라고 해도 그중에서 더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있을 거예요. 오늘은 가장 소중한 것 딱 하나만 적어야 해요.”

3학년 1반 모두가 다 적을 때까지 아이들은 자기가 생각하는 보물에 대해 이야기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전지 안에는 각종 보물이 적혔어요. 스마트폰, 비밀 일기장, 캐릭터 스티커북 등 30가지의 보물들이 30명 아이들의 글씨체로 쓰였지요.
“우아, 이렇게 많은 보물이 있었네요. 그럼 여러분, 이 종이에 적힌 보물은 여러분이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것인가요?”
“당연하죠. 저는 과자가 없으면 불행할 것 같아요.”
수진이가 머리를 도리도리 흔들며 말했어요. 과자 없는 세상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가 봐요. 다른 아이들도 안 된다며 소리쳤어요.
“잘 알겠어요. 선생님이 숙제를 하나 내려고 해요. 오늘 종이에 적은 보물을 제외하고 정말 중요한 보물을 다시 찾아오는 거예요. 여럿이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도 돼요. 그럼 내일 만나요.”
“네!”
딩동 댕동♬
선생님 말씀이 끝나자 3교시가 끝나는 종소리가 울리네요.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도덕 수업 내용을 이야기했어요.
“정말 중요한 보물은 뭘까? 나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TV밖에 없는데…. 특히 도라에몽이 제일 중요하단 말이야!”
만화를 좋아하는 우림이는 TV를 보물이라고 적었지요.
나래는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네요.
‘정말 중요한 보물이라…. 종이에 쓴 보물은 진짜 보물이 아닌 걸까?’

띡 띠딕 삐리리~
“학교 다녀왔습니다! 엄마, 엄마. 오늘 학교에서 도덕 선생님이 무슨 숙제 내주신지 알아요?”
“아이쿠, 뭐가 급해서 숨도 안 쉬고 말하고 있어. 손부터 씻고, 과일 먹으면서 이야기하자.”
나래는 엄마와 소파에 마주 앉아 차근차근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합니다.
“선생님이 종이에 적지 않은 보물을 생각해 오라고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더 중요한 보물이 뭔지 모르겠어요.”
“그랬구나. 나래는 뭐가 보물이라고 적었어?”
“저는 작년에 아빠가 선물해 준 손목시계를 적었어요.”
나래가 선물받은 손목시계는 반짝반짝 큐빅이 박혀 있고, 다른 손목시계보다 똑딱똑딱 소리가 유난히 큰 시계였어요.
“그렇구나. 다른 아이들은?”
“우림이는 TV, 민수는 스마트폰, 수진이는 과자라고 했어요.”
“보물이 뭔지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될 것 같은데?”
“엄마는 보물이 뭔지 아세요? 알려주세요!”
“엄마도 나래의 보물이 뭔지 몰라. 그리고 네가 직접 알아보는 게 더 의미 있지 않을까?”
“음… 그럴 것 같아요.”
나래는 자려고 침대에 누워서도 보물을 생각했어요.
‘보물이라, 보물… 아! 그거라면 분명 힌트가 될 거야.’
나래는 책장에 꽂혀 있는 동화 ‘피터팬’을 꺼내 읽었어요. 그러다 잠에 빠져들었지요.
“나래야, 나래야. 일어나 봐.”

나래는 자신을 깨우는 목소리에 눈을 뜹니다. 그리고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어요. 눈앞에 피터팬이 있는 거예요!
“피터팬?”
“응? 내 이름을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알았지?”
“당연히 알지. 너 모르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을걸?”
“정말? 내가 그렇게 유명하단 말이야?”
나래는 책 주인공을 눈으로 직접 본 것이 신기했습니다. 피터팬 모자에 달린 깃털을 자신의 귀에 꽂아보기도 했지요.
“그런데 피터팬, 여기에 왜 왔니?”
장난기 가득했던 피터팬의 얼굴이 진지하게 바뀌며 말했어요.
“너의 도움이 필요해서. 지금 나는 보물을 찾아야 하는데 똑딱 선장이 방해하고 있어. 나와 함께 꿈의 나라에 가지 않을래?”
“하지만… 나는 내일 학교에도 가야 되고, 음… 그 꿈의 나라라는 곳은 멀리 있잖아.”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네가 학교에 가기 전에 돌아올 거니까. 그러니 나래야, 제발 날 도와줘.”
“정말 보물만 찾고 오는 거지? 좋아, 그럼 빨리 가자!”
나래는 피터팬의 손을 잡고 하늘을 날아 꿈의 나라로 향했습니다. 꿈의 나라에 도착한 나래는 눈이 동그래지고 입이 떡 벌어졌어요. 마치 천국에 온 것 같았거든요.
“피터팬! 보물을 찾고 있다고 했지? 실은 나도 중요한 보물이 뭔지 찾고 있는데, 우리가 찾는 보물이 서로 관련이 있을까?”
“글쎄… 그건 나도 모르겠는걸. 자, 이제 정글에 다 왔어.”
“정글이라고?”
“응, 저 정글 안에는 큰 호수가 있어. 호수는 반짝이는 바다와 연결되어 있지. 동쪽으로 가다 마주치는 첫 번째 섬에 내가 찾는 보물이 있어. 어서 가자!”
피터팬은 더 속도를 내어 날았어요. 나래가 내려다본 정글은 음침함이 감돌았지요.

피융-
갑자기 화살이 날아왔어요. 화살을 겨우 피한 나래는 어리둥절했어요.
“뭐… 뭐야?”
“나래야, 괜찮아? 어서 피하자. 똑딱 선장이 한 짓이 분명해.”
피터팬은 나래를 데리고 정글 속으로 내려앉더니 수풀을 헤치고 빠르게 걸었어요. 얼마쯤 가자 피터팬이 말한 호수가 보였어요. 호수 위에는 커다란 해적선이 있었지요. 바로 그때 주변에 숨어 있던 해적들이 나래와 피터팬을 잡았어요.
“으하하하! 피터팬, 이제 더 이상 도망칠 곳은 없어. 보물이 어디에 있는지 길이나 안내하시지.”
“똑딱 선장! 당신한테 절대 보물을 넘겨줄 수 없어! 그건 어린이들의 꿈을 빼앗는 거야.”
“네가 말하지 않으면 이 여자애가 위험할 텐데?”
“나래야!”
똑딱 선장은 나래에게 칼을 겨누었어요. 나래는 겁이 났지만 침착하게 꾀를 냈어요.
“피터팬, 나는 괜찮아. 가만히 있어 봐.”
나래는 똑딱 선장에게 말을 걸었어요.
“똑딱 선장님, 제가 그 길을 안내하겠습니다. 일단 배를 타고 동쪽으로 계속 가셔야 해요.”
“나래야, 안 돼!”
“으하하하! 그래, 네가 길을 안내해라. 그렇지 않으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야.”
피터팬은 어리둥절했지만 나래를 믿어보기로 했어요.
‘나래가 좋은 생각이 있어서 그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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