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의 전환점, 새노래


학생부는 제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어릴 적 학생부실 창문 너머로 학생들을 바라보며 하루빨리 저도 그 일원이 되고 싶었지요. 드디어 초등부라는 울타리를 넘어 학생부가 되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습니다. 재밌는 활동을 하며 어울려 노는 나날을 상상했는데 성경을 살피는 시간이 더 많았기 때문입니다.
학생부 활동을 따분하고 귀찮게 여기던 저에게 신세계가 열렸습니다. 인터넷과 게임이었습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만 있으면 오프라인에서 경험할 수 없는 흥미로운 것을 얼마든지 볼 수 있었으니까요. 학교 끝나고 집에 오면 자기 전까지 컴퓨터와 스마트폰만 봤습니다. 외출도 안 했고, 어쩌다 친구들과 만나도 게임으로 시작해서 게임으로 끝났습니다. 예배 날, 교회에 와도 머릿속에는 온통 게임 생각뿐이라 하나님 말씀이 들릴 리 없었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였습니다. 하루는 시온에서 한 형제님이 새노래를 같이 듣자며 이어폰을 건넸습니다. 학생들이 새노래를 좋아하는 것은 알았지만, 저에게 새노래는 그저 예배 때만 부르는 찬송가에 불과했습니다. 더욱이 음악에는 통 관심이 없어서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기는 처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순간 충격을 받았습니다. 웅장하고 정교한 연주와 아름다운 목소리에 지금껏 느끼지 못한 감동이 밀려온 것입니다. 집에 오자마자 계속 새노래를 들었습니다. 게임도 잊고 새노래에 푹 빠져 며칠을 듣다 보니 가사가 들렸고 한 소절 한 소절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가사에는 하나님의 사랑과 희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지요.
때마침 새노래 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성가도 처음이고, 마음을 다해 새노래를 부른 것도 처음이라 준비하는 내내 기분이 새로웠습니다. 노래를 잘하지는 못했지만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페스티벌 당일, 합창을 마친 제 마음속에서 무언가 탁 터지더니 갑자기 눈물이 흘렀습니다. 저를 포기하지 않고 사랑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해서였고, 큰 사랑을 받으면서도 아직 다 변화되지 못한 제 모습이 죄송해서였습니다.
그동안 새노래를 들으며 서서히 높아지던 믿음의 온도가 그날 100℃로 달궈진 것 같았습니다. 이후로 확실히 달라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게임과는 완전한 작별을 고하고, 손 놓은 지 오래됐던 성경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성경 말씀에 흥미를 갖고 공부하다 보니, 한 살 때부터 교회를 다니면서도 머리로만 알고 있었던 지식이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또 시온에서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천국의 축복을 쌓는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니 소홀히 여겼던 청소 봉사와 학생부 활동이 즐겁고 감사했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이제 게임을 완전히 끊고 항상 말씀을 가까이하며 믿음을 굳건히 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생부 맏형으로서 저처럼 복의 가치를 몰라 시온에서 무의미하게 시간을 흘려보내는 학생들에게 다가가 하나님의 사랑을 조금이라도 알려주려고 노력합니다.
다가올 청년의 시간은 어떨지 궁금하고 설렙니다. 그래서 시온 청년분들의 모습을 자주 봅니다. 대학 생활, 사회생활을 열심히 하면서 시온에서도 복 받는 일에 앞장서는 청년분들을 보며 저도 다짐합니다.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서 천국의 축복을 쌓아가겠다고요.
저의 작은 믿음을 자라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늦게 깨달은 만큼 앞으로의 시간은 후회 없이 보내겠습니다. 그리고 작은 입술로나마 늘 하나님을 찬양하며 감사하는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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