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어릴 때 누나를 많이 좋아하고 따랐습니다. 엄마 말로는 맛있는 것이 있으면 아껴뒀다가 꼭 누나와 나눠 먹었다고 합니다. 무슨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누나에게 말했고, 누나도 자기 일처럼 해결해 주려고 했습니다. 누나가 힘든 일이 있거나 울고 있으면 저 또한 제 일처럼 아프고 속상했습니다.
서로를 의지하며 좋았던 사이는 제가 중학생이 되면서 멀어졌습니다. 제가 반항을 시작한 것입니다. 누나의 관심이 참견 같았고, 누나의 충고는 잔소리로 들렸습니다. 제가 잘못해도 누나의 잘못인 양 누나의 허물을 들춰내어 모진 말을 서슴없이 내뱉었습니다.
중2 때 친구들과 속상한 일이 생겨서 집에 와 펑펑 울었습니다. 엄마의 위로도 소용없었습니다.
다음 날, 시온에서 학생부 모임을 마치고 누나와 함께 집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누나가 말했습니다.
“채운아, 요즘 힘들어?”
“엄마가 말했어?”
누나는 잠시 생각하고는 말했습니다.
“누나도 중2 때 많이 힘들었어.”
저는 놀랐습니다. 누나가 중2 때 저는 초등학교 6학년이었는데, 그때 누나는 늘 밝은 얼굴로 저를 대했기 때문입니다.
“중1 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랑 다 다른 반이 돼서 반 분위기에 적응도 못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도 힘들었거든. 그런데 지나고 보니 별일 아니더라. 그때는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 추억이더라고. 그러니까 힘내! 알았지? 누나가 응원할게.”
눈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제가 기분 따라 누나를 막 대해도 누나는 저를 이해해 주고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누나는 이후로도 제 이야기를 들어주며 제가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조언해 줬습니다. 덕분에 어려움을 이겨냈고 다시 밝은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지금 고2인 누나는 학교 공부와 믿음 생활을 동시에 해내느라 무척 바쁩니다. 누나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누나가 저에게 해준 것처럼 저도 누나를 언제나 응원합니다.
“누나, 지금은 힘들겠지만 다 잘될 거야. 난 항상 누나 편이야. 힘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