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고 닦아 주시는 하나님

저는 초등학생 때 성격이 날카로운 아이였습니다. 기분이 조금이라도 나쁘면 미간을 찌푸리며 짜증을 냈고, 누가 말을 걸면 일단 인상부터 쓰고 퉁명스럽게 대답했습니다. 시온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작은 일에 불평하고, 남들에게 상처 주는 말을 스스럼없이 했습니다. 당연히 어른들에게 한 소리 들었습니다. 저를 처음 보는 미용실 원장님도 “사춘기가 빨리 온 것 같다”고 혀를 차셨지요.
‘나는 그냥 나인데, 왜 고쳐야 하지?’
저는 딱히 성격을 고칠 마음이 없었습니다. 시온의 친구들도 다 이해해 줘서 이대로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제 성격을 지적하는 사람이 밉고 이상해 보였습니다.
6학년으로 올라갈 즈음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왜 교회에 다녀야 하지? 하나님은 누구실까?’
설교 말씀과 시온 식구들이 하는 성경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보았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받아들이려는 자세보다 비판적으로 듣고 흠을 찾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진리는 신기하고 완벽했습니다. 나중에는 성경 말씀을 살피는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지루했던 설교가 너무 짧게 느껴져 아쉬울 정도였죠.
학생부에 올라와 본격적으로 성경 공부를 하면서 진정한 믿음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진리와 하나님에 대한 확신이 생기니 친구들에게도 신나게 성경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자연스레 중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저는 ‘교회 다니는 아이’로 알려졌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하나님의 교회 학생으로서 조심스럽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 작은 실수와 말 한마디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릴 수도 있으니까요.
그동안 성경을 가까이하며 가장 좋았던 것은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엡 4장 26절), ‘항상 기뻐하라’(살전 5장 16절), ‘서로 사랑하라’(요 15장 12절)와 같은 말씀이 제가 어떤 마음과 성품을 가져야 할지 교훈해 준다는 점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모든 교훈을 행하는 믿음(약 2장 17절)도 갖게 해주셨습니다.
모난 성격을 단번에 고치기는 어려웠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조금씩 실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거친 말 대신 부드럽고 예쁜 말을 쓰고, 누구를 만나든 먼저 다가가 인사했습니다. 나보다 다른 사람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했습니다.
요즘에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저를 봐온 친구들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말합니다. 미용실 원장님도 “사춘기가 끝났나 봐. 예전에는 표정이 뚱했는데 지금은 밝아졌네”라며 웃으시더군요.
거친돌이었던 저를 하나님께서 동글동글하게 갈고닦아 주셨습니다. 지금도 하나님께서는 저의 거칠고 뾰족한 부분을 사랑의 손길로 친히 다듬어주십니다. 아직도 닦여야 할 부분이 많지만 계속 하나님의 말씀을 상고하고 실천하면 아름답게 변화되리라 믿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매끈한 조약돌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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