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으로 달라지다


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중학교 때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나중에는 본격적으로 유도를 배우며 운동 쪽으로 진로를 정했습니다. 신앙에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예배 날 교회 가기’는 그저 아주 오래된 하나의 습관에 불과했습니다.
제가 달라진 것은 작년 가을 절기부터입니다. 기도 주간 예배 때, 졸린 눈을 비비며 앉아 있는데 그날따라 성경 말씀이 마음에 콱 박혔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뭘 하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 만큼요.
우리 교회는 다른 교회와 다른 점이 많았습니다. 그동안 당연하게만 여겼지만 이제는 한번 제대로 알아봐야겠다 다짐하고, 말씀 공부를 결심했습니다. 이후 설교 말씀을 청취하며 성경 발표를 했습니다. 특히 성경 발표를 열심히 했습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은 엄마와 목회자분들께 물어보면서 깨달았습니다. 알면 알수록 성경 말씀이 재밌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친구들에게 교회에 다니는 이유를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 “그냥 믿으니까 다닌다”고 대답하더군요. 예전의 제 모습이 떠올라 친구들에게도 제가 깨달은 말씀을 알려줬습니다. 그러나 친구들은 제 말을 듣지 않고 오히려 반박했습니다. 굴하지 않고 진리를 전하며 “우리 어머니라”(갈 4장 26절)는 성경 말씀도 펴서 보여줬습니다. 친구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늘 봐서 익숙했던 말씀이 누군가에게는 놀라운 진리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진리의 확신이 생기고 믿음이 자라면서 하나님의 자녀다운 모습으로 변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했습니다. 그토록 즐기던 게임도 아이디를 싹 지우면서 확실하게 그만두고, 나쁜 습관도 끊었습니다. 학생 형제자매님들에게는 안 쓰던 높임말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먼저 “복 많이 받으세요” 하고 인사했습니다. 말 습관이 바뀌자 비속어를 안 쓰게 되고, 화내는 일도 줄었습니다.
학생부 형제님들은 갑자기 달라진 제 모습이 어색했나 봅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딱히 열심히 신앙생활 하는 남학생이 없어서였는지 형제님들과 멀어지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새노래를 들으며 저보다 더 외롭고 힘드셨을 하나님을 생각했습니다. 마음을 다잡고 하던 대로 형제님들에게 다가가고 성경을 살피자, 어느새 형제님들도 같이 성경 발표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시온의 형제님들과 전부터 봐왔지만 그리 가깝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함께 모여 발표하고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누구보다 가까운 진짜 형제 사이가 되었습니다. 청년이 되기 전에 학생부에 도움이 되는 작은 불씨 역할을 하게 된 것 같아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작년 가을에 유도를 하다가 목을 심하게 다쳐서 유도를 그만두게 됐습니다. 힘든 시기였지만 성경 말씀으로 위로받으며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하나의 목표를 바라보며 모두가 잘될 수 있도록 서로를 챙겨주는 시온의 모습이 새로웠습니다. 상대를 이기고 올라가기 위한 경쟁의식이 강한 운동 세계만 보다 화기애애한 시온 가족들을 보며 행복을 느꼈습니다.
이제 저는 새로운 진로를 찾아 취업을 나갈 예정입니다. ‘내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앞날이 흐릿했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미래가 또렷해진 기분입니다. 제가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는 믿음이 생겼으니까요.
생각해 보면 1년이 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기까지 하나님께서는 18년이란 긴 시간 동안 기다려주셨습니다. 앞으로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고 하나님의 사랑에 조금씩 보답해 나가겠습니다. 학생부 활동을 마무리하기 전 제 이야기를 이렇게 소울의 한 면에 남길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엘로힘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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