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가을 절기였습니다. 학생부는 절기 기간에 열매를 맺어 하나님께 기쁨 드리고자 마음을 모았습니다.
‘하나님, 꼭 열매 맺게 해주세요!’
저도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얼마 뒤 두 친구가 교회에 왔고, 하늘 어머니에 대한 성경 말씀을 살핀 후에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정말 기적 같았습니다. 제 생애 첫 열매이자 절기 기간 학생부에서 맺은 첫 열매이기도 했습니다. 식구들은 축하해 주며 “멋지다, 대단하다”고 저를 칭찬했습니다.
날아갈 듯이 기쁘면서도 식구들의 칭찬에 은근히 우쭐해하는 제 자신이 양심에 찔렸습니다.
‘왜 그렇게 열매를 맺고 싶어 했을까?’
지난 제 모습을 곰곰이 돌아봤습니다. 처음 학생부에 올라왔을 때, 하나님께 복 받는 일이라면 척척 찾아서 하는 언니들이 멋있어 보였습니다. 저도 자매님들을 따라 시온을 청소하고, 성경 발표도 했습니다. 그러면 식구들은 칭찬해 주었고, 칭찬을 들으면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사실 열매를 맺고 싶었던 것도 식구들에게 내 믿음을 과시하려는 욕심이었습니다.
그즈음 하나님의 일은 사람의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능력으로 한다는 말씀을 배웠습니다. 정신이 번뜩 들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하나님께서 해주신다는 것을 잊고, 칭찬을 받고 열매를 맺을 때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누가 봐도 ‘믿음 좋은 학생’이라 할 만큼 열심히 믿음 생활을 했는데 다 겉치레였던 것 같았습니다. 제 자신이 부끄럽고, 하나님께 죄송했습니다.
그 후로는 칭찬을 받으면 습관처럼 올라가는 어깨를 다잡고, “아버지 어머니,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마음이 편안하고 항상 감사가 넘쳤습니다.
식구들을 대하는 마음도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자매님들이 하나님께 축복 받고 말씀을 잘 깨달을 수 있게 도와줘야 하는데,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면서 다그치기만 하고, 잘 못하면 답답해했었습니다.
함께 하나님께 복 받기를 바라는 진심이 생기니 가장 먼저 식구들을 위한 기도가 나왔습니다. 말투와 행동도 부드러워졌습니다. 식구가 성경 발표를 어려워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자세히 알려주고, 성전 청소를 할 때도 식구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들을 부탁했습니다. 그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식구들의 장점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오고, 열심히 하려는 식구들이 사랑스러웠습니다.
시온에서의 모습이 바뀌면서, 이제 언제 어디에 있든 하나님의 자녀답게 행동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소홀했던 학교 공부도 열심히 하고, 학급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학교생활에 충실하는 제 모습을 보시고 부모님이 가장 좋아하십니다. 또 친구들에게 내가 다니는 하나님의 교회를 자랑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져서 하나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 제 자신을 돌아보니 하늘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납니다. 사람들의 눈만 의식하고, 모든 것을 내가 하는 것처럼 교만했던 저 때문에 어머니께서 얼마나 속상하고 답답하셨을까요. 그래도 어머니는 저를 사랑해 주시고,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이렇게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어머니께 받은 사랑을 잊지 않고 제 주위에 그대로 전하겠습니다. 언제나 하나님을 바라보는 진실한 믿음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리는 일들을 끊임없이 만들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