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는 큰 호응을 얻어 전시 기간이 연장되었습니다. 초대할 만한 친구들은 거의 다 와서 관람했기 때문에 연장된 시간은 다른 분들을 위한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느덧 전시회가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 아직 끝난 게 아니야!’
신발 끈을 다시 묶듯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각오를 세웠습니다. 학년이 바뀌면 반 친구들과 다 흩어지게 됩니다. 저는 반 친구들을 한 명도 빠짐없이 전시회에 초대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곧 봄방학이라 짧은 시간에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고3 선배들의 졸업식 날이었습니다. 그동안 반의 크고 작은 행사를 위해 모아둔 회비가 있었는데 그 회비가 조금 남아서 졸업식 행사를 마치고 모두 햄버거를 먹기로 했습니다.
장난이 심한 사춘기 남자아이들은 햄버거도 그냥 먹는 법이 없었습니다. 게임을 해서 이긴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 것입니다. 친구들은 재밌겠다며 게임을 시작했고, 저도 가벼운 마음으로 게임에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제가 게임에서 이겼습니다! 게임에서 진 친구들은 아쉬워하며 소원이 뭐냐고 물었고, 짓궂은 친구들은 재밌는 일을 시키라며 킥킥 웃었습니다. 무슨 소원이 좋을까, 생각하기가 무섭게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이 떠올랐습니다.
“우리 이제 3학년 되잖아. 반 바뀌기 전에 좋은 전시회 하나 보러 가자. 사진도 찍을 수 있으니까 우리 반 전체 추억으로 남기는 거야.”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이미 전시회를 관람했던 친구들이 “좋은 전시회다”, “뜻깊은 마무리가 될 거다” 하며 저를 거들어 주었습니다. 그러자 32명 반 전체 아이들이 좋다고, 다 같이 전시회장으로 향했습니다.
단체로 눈물을 훔치는 덩치 큰 고2 남학생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이제 고3이 된다는 이유로 엄마에게 고마움은 잊고 온갖 짜증을 부리던 아이들이, 전시된 글과 사진을 보며 엄마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에 계속 눈물지었습니다.
전시회 관람을 모두 마치고 포토존에서 다 함께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친구들은 덕분에 좋은 추억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고 고마워했습니다. 우리 교회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가졌던 친구들도 그동안 미안했다며, 교회에서 열리는 다른 행사에도 초대해달라고 했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에 감동받은 반 친구들이 어머니 하나님도 깨닫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주시고, 친구들과 뜻깊은 추억을 남기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아직 학교생활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고3이 되어서도 많은 친구들에게 어머니 하나님을 자랑하며 멋진 추억을 만들어가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