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년 전 일입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해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었고, 진영이를 만났습니다. 진영이와 밥을 먹다가 처음으로 하늘 소식을 들었습니다.
“은지야, 너 교회 다녀?”
“아니.”
“너, 우리 교회 와볼래?”
“교회? 이름이 뭔데?”
“‘하나님의 교회’라고 들어봤어?”
저는 그 이름이 무지 맘에 들었습니다. 진영이와 교회에 가기로 약속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교회에 가는 날만을 학수고대했습니다. 그런데 그만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 교회에 가지 못했습니다. 왠지 모를 슬픔과 설움이 복받쳐 눈물이 났습니다.
그 마음이 하늘에 닿았을까요. 며칠 후, 저는 드디어 교회에 갈 수 있었습니다. 성경 말씀을 배우는 동안 제 마음은 계속 들떴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영생을 주시려고 유월절을 가지고 이 땅에 오셨습니다. 새 이름으로 말이죠.”
순간 울컥해서 온몸에 마비가 오는 듯했습니다. 너무 높으셔서 그 존재조차 감히 알 수 없는 하나님이 고작 나를 위해 인간의 모습으로 오셨다니! 정말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감사함으로 믿음 생활을 시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다음 날, 진영이는 기도에 대해 알려주었습니다.
“기도는 하나님과 전화를 하는 것과 같아.”
“그럼 하나님이 내 말을 들으시는 거야?”
깜짝 놀랐습니다. 하나님과 연락을 할 수 있다니 믿기지 않았습니다. 저는 처음으로 머릿수건을 쓰고 기도를 했습니다.
‘여보세요? 저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백은지입니다. 우와, 정말 신기합니다. 앞으로도 하겠습니다, 전화 꼭 받아주세요. 감사합니다.’
어디서나 무시로 기도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한 후에 시온에 와서 기도했습니다.
시온에서는 성경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했습니다. 시온에 가기만 하면 포근해서 제 영혼이 안정됨을, 기뻐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교회에 가는 횟수가 늘어나자 말씀을 전하는 식구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나도 저 대열에 한번 껴봤으면.’
식구들이 부러워서 그때부터 ‘저도 복음을 전하고 싶어요’라는 기도를 추가했습니다.
그러던 중 학교에서 윤옥이와 급속도로 친해졌습니다. 저는 이 친구를 시온으로 인도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진리를 전할 입술이 안돼서 걱정을 하다 한 가지 지혜를 생각해냈습니다.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조용히 윤옥이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엄청난 비밀 하나 알려줄까?”
“뭔데?”
“실은 난 비밀 요원이야.”
윤옥이는 깜짝 놀랐습니다.
“나 말고도 몇 명 더 있어. 너한테만 특별히 알려주는 거야. 우리는 사명이 있어, 굉장한 일이지. 난 들어간 지 별로 안돼서 아직 활동을 잘 못해. 나중에 최고 높은 분께 물어봐서 너 데려가는 것도 생각해볼게.”
추리소설에 관심이 많던 윤옥이는 굉장한 호기심을 보였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윤옥이와의 이야기는 이어졌고, 저는 최고 높으신 분 하나님께 매일매일 상황을 보고했습니다. 윤옥이의 호기심은 절정을 이루었고, 저의 간절함 또한 절정을 이루었습니다. 저희는 바로 발걸음을 시온으로 향했습니다.
저는 그날 알곡 열매를 허락받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지금까지 이어져 진영이, 윤옥이, 저는 곧 청년부의 막내가 됩니다. 고등부의 막내이자 믿음의 막내둥이였던 그때의 일들이 떠올라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처음 마음 그대로, 입에서는 감사가 터져 나오고 마음에는 열정이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그때보다 더 장성한 믿음으로 열매들과 손잡고 아버지 어머니 품에 안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