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해방기

저는 항상 두 가지 갈림길에서 방황했습니다. 하나는 제 욕심의 길 그리고 하나는 믿음의 길입니다. 무엇이 옳은 길인지 알면서도 저는 매번 갈팡질팡했습니다.
교회에서는 이런 저의 모습을 보이기 싫어 믿음이 좋아 보이려고 애썼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시간이 지날수록 지쳐 학생부 모임에 나가기도 귀찮아졌습니다. 스마트폰이 생기면서 제 마음은 완전히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졌습니다.
요즘은 친구들이 대부분 스마트폰을 사용합니다. 저도 엄마를 졸라 휴대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꿨습니다.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게임을 하고, SNS에서 친구들이 올리는 글이나 사진을 보면서 실시간으로 댓글을 달고… 스마트폰만 있으면 시간에 날개가 달린 것처럼 훅훅 지나갔습니다. 100퍼센트 충전된 배터리는 세 시간만 지나면 바닥이 났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손에 잡고, 잠자기 직전까지 놓지 않는 게 스마트폰이었습니다.
게임만 하다 보니 말투와 행동이 거칠게 바뀌고, 입에 담아서는 안 될 언어도 많이 썼습니다. 동생과도 툭하면 다퉜습니다. 부모님에게는 점점 반항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아빠, 엄마는 속상해하시며 저를 훈계했지만 저는 그 말을 잔소리로 여기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습니다. 언젠가 엄마가 저를 타이르시다 눈물을 보였습니다. 저는 더 신경질을 내며 엄마 마음에 상처를 줬습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자꾸만 마음이 끌렸습니다. 스스로가 한심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해서 다른 일을 할 수 없었습니다. 폐인처럼 하루 종일 집에서 스마트폰만 쥐고 살았습니다.
어느 날, 부모님이 가족회의를 하자고 했습니다. “이런 걸 왜 해야 돼?” 하면서 묵비권을 행사했습니다. 가만히 가족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제가 잘못한 게 너무 많았습니다.
“네가 해달라는 거 다 못해주고, 하고 싶은 대로 하지 못하게 해서 엄마 아빠가 미안하다. 하지만 엄마 아빠는 혜지가 지금 하고 싶은 것들을 조금 참아서, 나중에 더 가치 있고 좋은 것을 얻었으면 좋겠어.”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가족 간에 대화가 줄고 자주 다투게 된 것은, 순전히 스마트폰에 빠져 지낸 저 때문이었습니다. 오히려 저에게 미안해하시는 부모님께 너무 죄송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마음을 고쳐먹고, 스마트폰에서 벗어나기로 다짐했습니다. 왠지 모르게 기분이 홀가분했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180도 달라졌습니다. 폭력적인 모습, 반항적인 말투가 수그러들고 동생과 다시 사이가 좋아졌습니다. 시험 기간에도 스마트폰만 만졌는데 이제 그 시간에 공부를 하고, 수업 시간에도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엄청 떨어졌던 학교 성적이 많이 올랐습니다. 부모님은 대만족하셨습니다. 가족과 함께 아빠가 교회에 가는 횟수도 늘었습니다. 집에서 서로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저희 집은 웃음이 넘치는 행복한 가정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저 때문에 속상해하시고 제가 잘 되기만을 바라시는 부모님을 떠올리니, ‘하늘 부모님 마음도 이러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늘 부모님께도 걱정과 슬픔만 드린 것 같아서 죄송했습니다.
집에서 엄마와 함께 진리 책자를 읽고, 소홀했던 학생부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전과 다르게 성경 공부가 재미있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하나님에 대해서 듣다 보니 ‘나는 이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제대로 공부하자 모르는 게 더 많았습니다. 처음으로 성경 발표도 해 봤습니다. 할수록 재미있고 자신감이 생겨서 학교에서도 친구들에게 우리 교회를 자랑합니다.

“세상이 나를 부러워하지 않으니 나도 세상을 부러워하지 않으리”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 말씀을 마음에 새겼습니다.
주위에서 하니까 나도 똑같이 하고 싶어서 스마트폰에 욕심을 부렸는지 모릅니다. 말도 주위에서 하는 대로 따라 했습니다. 이제는 헛된 욕심을 부리지 않을 것입니다. 제게는 그와 비교할 수 없는 천국이 있으니까요.
혹시 저처럼 스마트폰이나 게임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 계신가요? 더 이상 고민하지 마세요. 어떻게 해야 할지는 이미 알고 있으니, 이제 실천할 때입니다.
전 세계 형제자매 여러분, 모두 아니모(ánimo ‘힘내세요’라는 뜻의 스페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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