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이 손 놓지 않을게

어릴 적, 저는 동생이 밉기만 했습니다. 동생이 태어난 뒤로 부모님의 사랑을 동생에게 빼앗긴 것 같았습니다. 이런 제 속마음은 모른 채 동생은 항상 저를 쫓아다녔습니다. 엄마 심부름을 갈 때도, 친구들과 놀이터에 갈 때도 누나가 좋다며 저를 졸졸 따라다녔습니다.
저는 쫓아온 동생 때문에 친구들과 마음 놓고 놀지 못하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네를 탈 때도, 미끄럼틀을 탈 때도, 술래잡기를 할 때도 어린 동생이 다치지 않게 돌봐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마다 동생이 더 미웠고, 심지어 동생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날도 친구들과 술래잡기를 하려고 밖에 나왔습니다. 동생은 어김없이 저를 따라왔습니다. 그날따라 정말 동생을 돌보기 싫었습니다. 저는 열심히 그네를 타고 있는 동생이 눈치채지 못하게 친구들과 함께 몰래 놀이터를 빠져나왔습니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신나게 동네를 뛰어다니면서 술래잡기를 했습니다. 중간중간 동생이 생각나기도 했지만, 놀이터가 집에서 그리 멀지도 않고 혼자서 집에 찾아갈 나이는 됐다며 걱정을 눌렀습니다. 그래도 자꾸만 놀이터에 혼자 두고 온 동생이 떠올라 다른 때보다 일찍 집에 돌아갔습니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동생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동생이 없었습니다. 순간 너무 놀랐습니다.
아직 놀이터에서 울고 있을까, 집에 오는 길을 잃어버린 걸까, 나쁜 아저씨가 데려갔나… 나 때문에 동생이 다시는 집에 못 오는 건 아닐까, 엄마 아빠가 얼마나 슬퍼하실까….
머릿속에 온갖 상황이 그려졌습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가만 앉아서 울고 있는 것보다 동생을 찾으러 가는 게 빠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하나님께 동생을 빨리 찾게 해달라고 기도드렸습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서 친구들이랑, 동생을 두고 온 놀이터부터 옆 동네 놀이터까지 샅샅이 찾아다녔습니다. 동생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함께 동생을 찾아주던 언니가 경찰서에 가보자고 말했습니다. 경찰서는 나쁜 사람들만 가는 곳이라고 생각해서 너무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동생을 잃어버려서 평생 보지 못하는 것보다 경찰서에 가는 게 더 나았습니다. 저는 무서움을 꾹 참고, 경찰서에 들어갔습니다.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경찰 아저씨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이야기를 다 들어준 아저씨는 저를 진정시키고, 먼저 집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동생이 집에 들어왔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 말을 듣자마자 자리에 앉아서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겨우겨우 울음을 멈추고 집에 들어갔습니다. 동생은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면서 방글방글 웃고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밉기만 했는데, 이제는 아주아주 소중한 동생이 눈앞에 보였습니다. 저는 동생 손을 잡고 말했습니다.
“누나가 미안해. 다시는 이 손 안 놓을게.”
동생은 저를 꼭 안아주었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동생은 중학생, 저는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가끔 동생과 아옹다옹하지만 제 동생만큼 착하고 멋진 동생은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제게는 아직도 찾지 못한 동생이 있습니다. 하늘에서 잃어버린 소중한 하늘 가족입니다. 어릴 적 동생을 찾으려 했던 그 마음으로 열심히 찾겠습니다. 또한 제가 챙겨줘야 할 하늘 동생도 있습니다. 하늘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의 피로 하나 된 동생들의 손을 꼭 잡고, 다시는 그 손을 놓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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