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딜 가든 어른 만나면 인사 잘하고, 도움이 필요한 친구가 있으면 친구가 말하기 전에 먼저 도와줘야 돼. 학교에서 ‘어머니 교훈’을 실천하려고 노력해보자.”
어릴 때부터 엄마에게 이 말을 누누이 들어와서, 늘 다른 사람을 돕고 폐는 끼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중학생이 되어 믿음이 자란 후에는 선한 행실로 학교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리라 마음먹었습니다.
먼저는 저의 은혜롭지 못한 부분을 고쳐야 했습니다. 격한 말투를 부드럽게 다듬고, 행동도 신경 쓰면서 친구들에게 ‘주는 사랑’을 실천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친구가 보이면 먼저 나서서 도와주고, 먼지 쌓인 선풍기를 닦거나 학급의 궂은일을 자진해서 도맡았습니다. 공부하기 바쁜 시험 기간에도 제가 잘하는 과목을 친구가 알려달라고 하면 흔쾌히 설명해줬지요.
누군가를 위한 배려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반에서 한 친구가 괴롭힘을 당하길래 괴롭히는 아이들이 오지 못하게 같이 있어주었는데 몇몇 아이들이 제 모습을 낯설어했습니다. 사서 고생한다며 핀잔도 줬습니다. 하지만 “빛과 소금이 되라”, “주는 사랑이 받는 사랑보다 더 복이 있다”는 말씀을 되뇌며, 축복을 굳게 믿고 하나님 말씀을 절대적으로 따른 아브라함처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하니 하나님께서 큰 축복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저희 학교는 학기가 끝날 때쯤, 학생들이 반에서 모범이 되는 친구를 한 명씩 추천합니다. 반마다 뽑힌 2~3명의 후보 중 선생님들이 학년별로 최종 선출한 2명에게 선행표창장이 수여됩니다. 선출 기준에는 선한 행실과 학업 성적도 물론이지만 학생들의 평가도 포함되기에 교우 관계가 좋지 않으면 상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 상을 2학년 2학기 말, 제가 받게 되었습니다. 얼떨떨하면서도 너무 신났습니다. 친구들은 “너는 받을 만해”, “평소에 열심히 했어” 하며 축하해 주었고, 괴롭힘을 받던 친구도 “네 덕분에 학교 나오는 게 좋아졌어”라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상을 받고 가장 좋았던 점은 행복해하는 부모님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부모님은 장하다며 저의 작은 상에 무척 기뻐하셨습니다. 어린 동생도 “역시 형이야” 하면서 자랑스러워했습니다. 부모님을 보며 하늘 부모님께서도 우리의 작은 정성을 큰 기쁨으로 여기시겠구나 싶었습니다.
학년이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19로 등교가 어려워졌습니다. 상황이 바뀌었다고 마음까지 달라질 수는 없었습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하나님 자녀로서 부끄럽지 않게 행동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집에서 편하게 온라인 수업을 듣다 보면 나태해질 것 같아 교실에 있는 것처럼 수업에 집중했습니다. 평소처럼 친구들을 잘 만나지 못하니 예전과 달리 친구들이 잘 지내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걱정되었습니다. 한 명 한 명에게 연락하며 안부도 묻고 두루두루 친하게 지냈습니다. 등교가 가능한 날에는 학급 일에 힘썼습니다. 큰일을 한 것도 아닌데 3학년 1학기 말, 또 선행표창장을 받았습니다.
예수님의 비유 말씀에서, 다섯 달란트 받은 종이 장사하여 다섯 달란트를 더 남겼습니다. 종은 마땅한 일을 했을 뿐인데 주인은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고 칭찬하며 큰 상을 내렸습니다(마 25장 14~30절). 하나님 가르침대로 바르게 행동한 것밖에 없는 저도 과분한 상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이 거창한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말씀을 순종하며 마땅히 할 일을 행하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사실 초등학생 때 철없이 친구들과 많이 다퉈서 후회가 컸습니다. 그러나 후회해도 그때로 돌아갈 수 없으니 실수에 기반해 보다 나은 모습으로 성장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부단히 노력한 덕분에 중학생 시절을 은혜롭게 보낼 수 있었지요. 코로나19 속에서도 하나님 영광을 나타내고, 성경 말씀에 흥미를 갖고 상고하며 중학교 3년을 잘 보낸 것 같아 뿌듯합니다.
이제 저는 고등학생이 됩니다.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인 만큼 해야 할 일도, 공부할 양도 많아지겠지만 매사에 최선을 다한다면 새로운 학교에서도 하나님의 영광을 힘차게 나타낼 수 있을 겁니다. 모두가 어렵고 힘든 지금, 학교에서 집에서 교회에서 하나님의 자녀다운 선한 행실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해 하나님께 기쁨을 드리는 학생 선지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