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유행이 끝나갈 무렵 학생부에 올라왔습니다. 한동안 학생부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선배들은 졸업하고 신입생들이 올라가니 학생들은 서로 서먹하기만 했습니다. 한자리에 모이면 각자 휴대폰만 들여다볼 뿐 대화는 거의 나누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낯선 학생부 생활에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SNS나 세상 오락거리에 푹 빠져 지냈습니다.
그런 저와 학생들을 청년들이 챙겨주기 시작했습니다. 청년들은 학생부 선배로서 우리의 고민에 귀 기울여 주고, 믿음 안에서 즐거웠던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었습니다. 식사 시간에도 함께했고, 우리가 진리 발표를 어려워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도왔습니다. 단합 대회를 열어 학생들끼리 친해질 수 있는 시간도 만들어줬습니다. 청년들의 관심과 밝은 에너지 덕분에 학생들 사이가 가까워졌고, 하나둘 모임에 참여하는 학생이 늘었습니다.
때맞춰 전에는 없던 학생부 선생님이 생겼습니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성경에서 무엇이 궁금한지 물어보시며 학생들의 의견을 토대로 성경 공부를 해주셨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교회를 다녔지만, 제대로 아는 것이 없어서 처음에 배울 때는 머리가 아팠습니다. 하지만 공부하면 할수록 말씀에 흥미가 생기고 딱딱 들어맞는 성경 예언이 무척 신기했습니다. 이 재밌는 말씀을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성경 공부뿐 아니라 책자, 영상물 등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마음 깊이 느꼈습니다. 우리를 위해 희생하신 하나님의 사랑에 감사해서 눈물이 날 정도였습니다. 청년들이 우리에게 쏟은 관심이 하늘 어머니의 본을 따라서 실천한 사랑임을 깨달았습니다. 저도 제가 받은 사랑을 학생들에게 전해서, 아직 교회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시온을 편하고 따뜻한 곳으로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지금은 학생들을 챙겨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과 한 명 한 명 대화를 나누고, 교회에 오지 못할 때는 안부를 물으며 가까워지기 위해 애썼습니다.
유독 말을 하지 않고, 교회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자매님이 있었습니다. 그 자매님이 보이면 다가가 말을 걸고, 함께 밥을 먹었습니다. 조금씩 마음을 연 자매님은 이제는 먼저 장난을 치거나 저와 친근하게 붙어 지냅니다.
다른 당회에서 전출 와서 낯설어하는 자매님도 있었습니다. 마침 학교가 같아 교내에서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하고 진로 이야기를 나누며 자매님이 다른 학생들과 금방 친해지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지금 학생부 분위기는 아주 따뜻합니다. 모두 시온에 모이기를 좋아하고, 자주 안부를 주고받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같이 밥 먹고, 대화하며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참 즐겁습니다.
혼자였다면 지치는 순간이 많았을 겁니다. 하지만 함께 믿음을 키워가는 학생들이 곁에 있어서 항상 큰 힘이 됩니다. 무엇보다 매 순간 끊임없는 애정으로 저를 보살펴 주신 하나님의 사랑과 관심 덕분에 제 영혼이 나날이 자라납니다. 그 사랑을 품고 주위 사람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겠습니다. 제가 깨달은 하나님의 사랑을 기쁨으로 나눌 때, 그 사랑은 누군가의 마음을 밝히며 끊임없이 이어질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