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평범하지만 특별한 '세상의 소금'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룩주룩 흐르는 여름.

땀은 뜨거워진 몸을 식히려는 정상적인 신체 반응이지만 심하게 흘릴 경우, 몸속의 수분과 소금(나트륨), 그 밖의 전해질이 부족해져 어지럼증과 탈진이 생길 수 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정량의 소금을 섭취해야 한다. 예를 들면 음식물을 녹여 소화를 돕는 위액의 주성분이 염산인데, 이 염산을 만드는 주성분이 소금에서 공급된다. 음식에 들어간 영양분을 흡수하고 나머지는 배설물로 배출하는 ‘신진대사’ 과정도 소금을 적정량 섭취해 주어야 원활하게 돌아간다.

주방 한쪽에 놓인 조미료 정도인 줄 알았던 소금이 달리 보이지 않는가.

소금의 활용은 무궁무진하다. 부패를 막는 방부제, 눈 내린 도로가 얼지 않도록 뿌리는 제설제, 종이와 섬유를 하얗게 만드는 표백제, 비누나 치약의 재료 등 소금은 여러모로 요긴한 원료다.



역사적으로 소금은 하얀 황금이라 불릴 만큼 귀한 대접을 받았다.

고대 로마 제국에 ‘비아 살라리아(via salaria)’라는 길이 있었다. ‘소금길’이라는 뜻의 라틴어로, 해안 지역에서 로마 시내까지 소금을 운반하기 위해 만든, 소금만을 위한 도로였다. 또한 군인들이 소금을 사기 위해 받았던 수당을 ‘살라리움(salarium)’이라 불렀는데, 이는 오늘날 급여를 뜻하는 영어 단어 ‘샐러리(salary)’의 유래다.


로마 제국이 무너진 후, 지중해의 베네치아가 강력한 도시 국가로 성장한 배경에도 다름 아닌 소금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바다에 인접한 지리적 특성을 활용해 베네치아에서 자체적으로 소금을 생산하고 무역하여 엄청난 부를 쌓은 것이다. 18세기 프랑스에서는, 소금에 높은 세금을 매기고 사람들에게 일정량을 의무적으로 사게 하는 등 지배층의 횡포가 극심했다. 이는 민중의 불만을 키워 프랑스 대혁명을 일으킨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시대를 불문하고 인류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친 소금은 성경에서도 가치 있는 물질로 언급된다.

‘궁의 소금을 먹는다’(스 4장 14절)라는 표현은 왕궁에서 급료를 받으며 일한다는 뜻이다. 또한 소금의 성질처럼 변치 않는 굳은 약속을 ‘소금 언약’이라 부르기도 했다(민 18장 19절). 성소에서도 소금이 쓰였다. 밀가루, 무교병 등 곡식으로 드리는 제사인 소제(素祭)를 행할 때 제물에 반드시 소금을 뿌려야 했다(레 2장 13절). 언약궤 앞에 두는 향에도 소금을 쳐서 성결하게 했다(출 30장 34~36절).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장 13~16절)

예수님의 말씀이다. 성도들을 화려하고 아름다운 보석이나 황금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소금이라고 말씀하신 이유는 무엇일까. 소금이 음식의 맛을 더하고 부패와 변질을 막으며 불순물을 정화하듯,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성도들이 착한 행실로 사람들의 마음에 기쁨을 주고 세상을 정결하게 변화시키기를 바라신 것이다.

나보다 남을 배려하고, 비속어나 욕설 대신 온유하고 부드러운 말씨를 사용하여 친구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소금 같은 사람이 꼭 필요하다. 이런 사람은 단 한 명뿐이더라도 그 진가를 발휘한다. 하나님의 성도라는 정체성을 잊지 않으며 실천하는 배려의 행동 하나, 존중의 말 한마디가 주변을 선하고 아름답게 바꿔놓기에.

바닷물 속 염분은 단 3%다. 인간의 혈액 속 염분 농도는 고작 0.9%다. 하지만 이 적은 양 덕분에 바다가 썩지 않고, 건강이 유지된다. 우리도 이렇게 살아가면 된다. 작지만 강하게, 평범하지만 특별하게. 세상을 정화하는 소금처럼 우리의 작은 움직임이 세상을 밝게 만들어간다.

공유
주소가 복사되었어요.
G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