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탐구자: 이하은
탐구 방법: 관찰
탐구 이유: 우리 집은 아빠, 엄마, 오빠, 저, 동생 총 다섯 식구입니다. 그중 엄마와 동생은 저랑 함께하는 시간과 접점이 많아 친밀도가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종종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어 엄마와 동생을 자세히 관찰해 보았습니다.
탐구 대상 1: 동생
탐구 주제
어느 날, 내가 동생이랑 놀다가 실수로 몸을 툭 쳤다. 곧바로 동생에게 사과하며 달래주고 화해도 했다. 잘 마무리된 줄 알았는데…. 삐-삐- 현관 잠금장치 소리가 나자 갑자기 동생의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문을 열고 들어선 엄마를 보고 왈칵 울어버렸다. 그날 엄마에게 혼난 게 억울(?)했다. 동생이 살짝 미워 보이기도 했다. 대체 왜 그러는 걸까?
탐구 내용
• 우리 집 막둥이는 나랑 나이 차이가 있는 편이라 그런지 아기같이 느껴진다. 또래 아이들보다 체격도 작은 편이다. 그래도 항상 밝고 활발하다.
• 동생은 먹을 게 있으면 가족을 먼저 생각한다. “엄마는? 아빠는?” 하며 자리에 없는 가족을 찾고, “이거 남겨서 줘야지!” 하며 음식을 챙겨둔다. 열두 살이면 맛있는 걸 독차지하고 싶을 만도 한데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이 참 대견하고 효녀 같다.
느낀 점
나는 언니니까, 동생을 잘 대해주고 챙겨줘야겠다. 너무 많은 걸 요구하지 않고, 양보 잘하는 좋은 언니가 되련다.
탐구 대상 2: 엄마
탐구 주제
엄마는 목소리가 크시다. 아주 많이. 매일 아침 목소리만으로 오빠, 나, 동생을 깨우신다. 내 사춘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는 엄마가 큰 목소리로 “빨리! 빨리!”를 외치며 재촉하는 게 이해가 안 됐다. 왜 그렇게 서두르실까?
탐구 내용
• 엄마는 시간을 굉장히 효율적으로 쓰신다. 평소 집안일 하실 때뿐만 아니라 가족이 함께 외출하는 날에 특히 그렇다. 자고 있는 세 어린양을 깨운 후, 막내 옷 챙겨주랴 머리 묶어주랴 정신없고 촉박한 와중에도 분주하게 움직여 복장, 머리 정돈, 화장까지 완벽하게 끝내신다. 그 뒤에는 차에 시동을 걸고 우리를 기다리며 빠뜨린 것이 없는지 점검하신다.
• 엄마가 밖에서 볼일을 보느라 집에 있는 내게 간단한 설거지 등 집안일을 부탁할 때가 있다. 그때마다 “이따가 할게요”, “내가 먹은 것도 아닌데?” 하면서 미루기도 했다. 하지만 엄마는 귀찮을 법한 집안일을 싫은 내색 없이 매일매일 하신다. 그렇게 일평생, 언제나 가족을 위해 힘쓰신다.
• 내가 학생부 행사를 갈 때면 엄마는 새벽같이 일어나 준비물을 잘 챙겼는지 확인하시고, 오가면서 배가 고플까 봐 가방에 간식을 한가득 챙겨주신다. 피곤할 텐데도 차로 교회까지 데려다주신다.
느낀 점
엄마가 아침마다 우리를 깨워 빨리 준비시켰던 건 엄마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 우리를 위해서였다. 늦장 부리는 습관을 고치고, 시간을 알차게 쓰게 하려고. (사실 우리 삼 남매는 외출 준비를 느긋하게 하는 편이라 일찌감치 시작해도 준비를 마치기까지 한참 걸린다.) 엄마 덕분에 우리는 아침에 늦지 않게 일어나고, 부지런해졌다.
탐구 결과:
가족들을 탐구하고 제 행동이 ‘조금이나마’ 바뀌었습니다. 전에는 설거짓거리가 쌓여 있어도 ‘내 일이 아니니까’ 하며 지나쳤지만, 지금은 엄마가 손대기 전에 설거지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동생에게 행동이 너무 느리다고 자주 화를 냈는데, 이제는 인내하며 기다려줍니다.
이번 탐구에 빠진 아빠와 오빠를 포함해 가족에게 한마디씩 남기며 보고서를 끝내겠습니다.
엄마, 가족을 위해 힘써주시고 희생해 주셔서 매일 감사해요.
동생 다은아, 지금처럼 밝게 지내렴. 그래도 공부에 좀 집중하고, 휴.대.폰. 그만 보길 바라.
아빠, 제가 좀 더 애정을 표현하고 애교도 부릴게요.
오빠는, 음, 그냥… 밥 먹고 그릇 좀 물에 잘 담가 놔줄래?
가족 여러분, 덕분에 힘들 때 힘 나고 십수 년 동안 잘 클 수 있었어요. 항상 감사하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