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

교실 창문 앞 나무에 까치가 둥지를 지었다. 작은 까치가 나뭇가지를 하나씩 쌓아 올리는 것이 보였다. 점점 관심이 생겨 쉬는 시간마다 둥지가 잘 있는지 확인하고, 사진도 찍었다.

어느 날, 수업 시간에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창밖으로 나뭇잎이 심하게 날려 둥지가 잘 보이지 않았다. 까치집이 날아가지 않았을까, 무너지지는 않았을까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쉬는 시간이 되자마자 나무를 확인했다.

다행히 둥지는 변함없이 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안도와 함께 궁금증이 들었다.

‘바람 한 번 불면 날아갈 것 같은 둥지가 어떻게 자기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까치가 둥지를 짓는 과정에 있었다. 까치는 둥지를 만들 때 나뭇가지가 겹치도록 하나씩 쌓는데, 그냥 쌓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굵은 나뭇가지 사이사이에 가는 나뭇가지를 끼워 빈틈이 없게 한다. 이렇게 하면 결집력이 생겨서 나뭇가지를 빼려고 해도 쉽게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까치집의 구조가 시온의 모습과 닮아 보였다. 시온에는 다양한 성향과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다. 믿음이 튼튼한 사람도 있고, 연약한 사람도 있다. 하나님께서는 이 모두를 시온에서 연합하게 하셨다. 힘들거나 외롭지 않은지 서로서로 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끈끈한 사랑으로 결속되니 시온이 어떤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는, 아름답고도 강한 처소가 되는 것이 아닐까.

형제자매의 부족한 모습도 사랑하고 손잡아 줘야지. 시온이 평안과 위로를 얻는 진정한 보금자리가 될 수 있도록.

G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