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웃음

나는 활발하고 잘 웃는다. 누구에게나 잘 다가가고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도 좋아한다. 주변 사람들은 나를 밝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언제부터인가 웃기 싫어졌다. 힘든 일이 자주 생겼고 가끔은 우울했다. 그래도 친구들이나 교회 식구들 앞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 웃는 모습만 보여주고 싶어서 웃었다.

어느 날, 자매님들과 웃으며 이야기하다가 거울에 비친 나를 봤다. 뭔가 이상했다. 웃는데 웃는 게 아니었다. 가짜 웃음이었다. 그때부터 줄곧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진짜 웃고 있는 게 맞을까?’

그러다 태블릿 메모장에서 낯선 글을 발견했다. ‘자매님에게’라는 제목의 그 메모는, 한 자매님이 나 몰래 적어둔 편지였다.

승희 자매님은 해피 바이러스라서 많이 웃죠? 저도 옆에 있을 때마다 엄청 웃어요.
거짓말 안 하고 진짜 재밌어요.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인 것 같아요.
많이 힘들면 말해요. 말 안 해도 알지만 모르는 게 더 많아요. 우리 힘내요.
같이 천국 가서 신나게 놀아요. 복 많이 받으세요!


눈물이 났다. 마음에 쌓인 무거운 것들이 꺼내지는 느낌이었다.

요즘도 종종 그 편지를 읽어본다. 읽고 나면 ‘가짜 웃음’이 아니라 ‘진짜 웃음’을 짓게 된다. 작은 편지 하나가 정말 큰 위로와 힘이 되었다.

고맙다는 말을 제대로 전하지 못한 자매님에게 몇 자 적어본다.

자매님, 편지 너무 고마웠어요. 늦게 말해서 미안해요. 자매님도 하나님의 은혜를 많이 받은 거 같아요. 항상 식구를 생각해 주니까요. 제 진짜 웃음을 찾게 해줘서 고마워요!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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