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것에 감사하기

학교에서 배드민턴을 치다가 발목이 접질려 골절됐다. 한 달만 깁스를 하면 낫는다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날이 지날수록 불편함이 커졌다. 혼자서는 밖에 나갈 수 없으니 엄마의 부축을 받아 등하교를 했다.

학교 안에서도 문제였다. 목발을 짚고 급식실이나 체육관에 가기 너무 힘들었다. 학교 본관과 멀리 떨어진 별관까지 가서 이동수업 한 날에는 체력이 방전되었다.

한 달간 붙어 살던 목발과 헤어지고 드디어 깁스를 푸는 날. 그동안 깁스했던 다리를 사용하지 않아 근육이 약해져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며칠 재활 치료를 받은 끝에 예전처럼 걸을 수 있었다. 이동수업 갈 때, 두 다리로 걸어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던지!

다리를 다친 뒤로,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에서 감사한 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감사할 일이 많은데 왜 이제껏 감사하지 못했을까 부끄러웠다. 애초에 하나님께 회개의 기회와 천국에 갈 은혜를 받은 것만으로도 매 순간 감사할 일인데 지금껏 그 사실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지 않았을까.

넘치는 감사거리를 당연하게 넘겼던 내가, 아프고 나서야 그 감사함과 소중함을 깨달았으니 이 또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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