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게는 특별한 친구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제게 성경 진리를 알려준 친구입니다. 아쉽게 엄마가 허락하지 않아 교회에 따라가지는 못했지만, 친구는 틈틈이 성경 말씀을 들려줬습니다. 저희는 체육관도 함께 다니며 둘도 없는 친구가 됐습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도요.
하루는 엄마가 체육관으로 저를 데리러 오지 못해 친구 집에 머물렀습니다. 마침 다음 날이 토요일이었습니다. 익히 진리 말씀을 들어온 터라 토요일이 안식일이라는 건 잘 알았습니다. 저는 친구의 초대로 생애 첫 안식일을 지켰습니다. 이날, 하나님께서 진리를 깨달을 수 있는 지혜를 주신 것 같습니다. 이때부터 친구와 매주 안식일 예배를 드리며 진지하게 성경 공부를 하게 되었으니까요.
사실 고등학생이 되면서 갑자기 우울해졌습니다. 학교 수업도 벅찬데 교외 활동까지 하느라 스트레스가 심했습니다. 뭘 해도 즐겁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교회를 다닌 후로는 달라졌습니다. 성경 보는 시간,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무척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찾아온 행복이 얼마나 따뜻하고 소중했는지 모릅니다.
몇 달 뒤, 엄마의 허락을 받아 침례를 받고 유월절을 지켰습니다. 제 믿음은 하루하루 성숙해졌습니다. 하나님을 지식이 아닌 마음으로 깨달았고, 믿음 생활에 열정이 생기니 우울을 극복할 힘도 얻었습니다.
제가 경험한 감동을 나누고픈 사람이 있다면 단연 사랑하는 엄마였습니다. 지금껏 배운 말씀을 엄마에게 설명하고 교회에 같이 가보자고 했습니다. 엄마는 기쁘게 교회에 와서 부녀분과 성경을 살폈습니다. 그동안 엄마는 갑자기 우울해진 저를 보고 가슴 아파했습니다. ‘나는 실패한 부모’라고 자책할 정도로요. 그런데 제가 교회에 다니면서 밝아지자 대체 무엇 때문에 아들이 달라졌는지 궁금해서 교회에 방문한 겁니다.
저는 성경 공부 시간이면 매번 엄마 옆에서 성경 구절을 찾아주며 엄마가 말씀을 잘 깨닫기를 바랐습니다. 기대와 달리 여러 날에 걸쳐 성경을 봐도 엄마는 시큰둥했습니다. “이해는 되는데 저를 위한 말씀은 아닌 것 같아요” 하며 선을 긋거나 “저는 꽤 괜찮게 살았어요. 천국 가는 건 딱히 생각해 본 적 없고요. 그저 아들을 위해 교회에 왔을 뿐이에요”라고 말했습니다. 천주교를 믿던 시절에 생긴 고정관념을 깨지 못하고, 성경이 과연 사실인지 의문을 품기까지 했습니다.
엄마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내가 먼저 영적으로 성장해야 엄마의 영혼도 도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쉬지 말고 기도하라”(살전 5장 17절) 하신 말씀대로 가족을 위해 늘 기도했고, 항상 좋은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며 집에서 배려와 선행을 습관화했습니다. 엄마가 힘들어 보이면 긍정적인 말로 격려하고 위로했고요.
하나님께서는 서서히 엄마의 마음을 변화시켜 주셨습니다. 일단 엄마가 말씀 공부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틈만 나면 언제 교회에 가서 성경을 배울 수 있는지 물었고, 집에서 한 시간 반 거리인데도 꾸준히 교회를 찾았습니다. 유월절과, 유월절을 회복하신 하나님을 깨달았을 때는 이모와 이종사촌에게도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는 뭔가 결심한 듯 탁자에 손을 턱 얹으며 말했습니다.
“허락된다면 침례를 받고 싶어요.”
엄마가 성경 공부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이었습니다. 새 생명의 축복을 받은 엄마는 그해 저와 함께 유월절을 지켰습니다. 너무나 기쁘고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요즘 엄마는 행복해합니다. 가정에서 하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엄마 덕분에 저희 가족은 더욱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뒤질세라 집안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기회만 되면 엄마에게 진리 발표를 합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고 번 돈으로 엄마에게 성경을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그 성경을 매일 읽는 엄마를 보면 정말 뿌듯합니다.
얼마 전에는 동생이 교회 행사에 왔습니다. 이후로 엄마가 교회에 올 때마다 따라와서 같이 성경을 배우더니 진리를 깨닫고 하늘 가족이 되었답니다. 아빠와 누나들, 이모와 이종사촌들도 꼭 하나님께 돌아오기를 기도합니다.
올해는 하나님 안에서 이루고 싶은 일이 많습니다. 공부 열심히 하고, 어디를 가든지 모범이 돼서 하나님의 향기를 전하고, 저를 인도해 준 친구와 연합해 학교 친구들을 하나님 품으로 인도하고 싶습니다. 모두 잘 실천해서 하나님께 기쁨 드리는 자녀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