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기대에 부풀어 학생부에 올라왔습니다. 학생부 형들이 하는 청소 봉사, 방학이 되면 하하 호호 웃음이 넘치는 학생캠프에 드디어 저도 참여하게 되었으니까요. 그런데 코로나19 여파로 학생들을 거의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저는 예배만 드리다가 중학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중학교에는 온갖 새로운 것이 가득했습니다. 새 친구들과 노는 것도 너무 재밌었습니다. 점차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어 교회에서도 학생부 활동이 가능해졌지만 교회에 가지 않는 게 습관이 되어버린 탓에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며 모임에 빠졌습니다.
중2를 앞둔 겨울방학이었습니다. 저는 미술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래서 다니던 미술 학원 수업 일수를 늘려달라고 엄마를 졸랐습니다. 엄마는 제게 한 가지 제안을 하셨습니다. 동계 학생캠프에 성실하게 참여하면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늦잠의 유혹을 뿌리치고 몸을 일으켜 터벅터벅 학생캠프에 갔습니다. 하루, 이틀, 사흘…. 이게 웬일일까요? 너무 즐거웠습니다. 친구들과 놀 때는 상대를 짓궂게 놀리고 자기 자랑 하기 바빴는데, 형제자매님들은 즐겁게 어울리면서도 서로 챙겨주고 배려했습니다. 캠프가 끝난 뒤에도 매일같이 교회에 가서 식구들과 행복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대망의 첫 ‘학생 개학예배’에 가게 되었습니다. 전 세계 학생들이 학교에서 선한 행실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모습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도 교회에서뿐만 아니라 학교생활도 은혜롭게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목표가 하나 생겼습니다. 갓 학생부에 올라온 신입생 형제자매님들이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 학생부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보살펴 주는 것이었습니다. 저보다 어린 형제님들에게 모범이 되고 싶었고, 하나님께 기쁨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곧바로 진리 발표부터 시작했습니다. 매일매일 하나님 뜻대로 살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하며 부지런히 성경을 살폈습니다. 하나도 빠짐없이 성취된 성경 예언이 신기하고 놀라웠습니다. 공부할 때마다 ‘이건 진짜 하나님이 아니면 절대 쓸 수 없는 책이다’라고 느꼈습니다.
말씀 공부 열심히 하고 식구들을 잘 챙기려고 노력한 결과, 올해 중등부 맏형으로서 후배 형제님들을 보살피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믿음의 첫 목표를 이루어 정말 기쁩니다. 아직 부족해서 주어진 역할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마음이 상한 형제님이 보이면 달랜다고 달래지만 잘 안 될 때 그렇습니다. 단 한 사람의 마음을 알아채고 살펴주는 것도 어려운데, 하나님께서는 모든 자녀의 마음을 어떻게 일일이 어루만져 주시는 걸까요? 하나님의 사랑은 정말 크고 따듯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부족한 자녀라도 사랑해 주시고 복음의 미래로 삼아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다시는 하나님의 품을 떠나지 않을 겁니다. 주위 형제님들을 계속 보살피고 사랑하며 더 큰 꿈을 향해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