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속마음

저희 엄마는 무뚝뚝하고 현실적입니다. 엄마는 제가 어릴 때부터 무엇이든 스스로 하도록 훈련시켰습니다. 청소, 빨래, 밥하기, 아침에 일어나기, 머리 묶기 등등이요. 혼자서 잘한다고 어른들에게 칭찬받으면 뿌듯했지만 한편으로는 ‘나도 엄마가 다 해줬으면 좋겠다’ 하며 엄마에게 서운하기도 했습니다.
고2인 지금 역시 거의 모든 일을 스스로 합니다. 다만 이제는 엄마의 마음을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는 나이입니다. 엄마와 대화도 자주 나누고요. 하루는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엄마, 날 왜 그렇게 독립적으로 키웠어요?”
엄마는 무덤덤하게 대답했습니다.
“만약 네가 혼자가 되더라도 무너지지 말라고.”
울컥했습니다. 눈물을 꾹 참는 저에게 엄마의 옛날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힘들면 의지할 사람이 엄마밖에 없었어. 그래서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세상이 무너진 것 같았지. 3일 동안 펑펑 울기만 했어. 너 낳고 나서는 엄마가 끓여준 미역국이 그렇게 먹고 싶더라.”
엄마에게는 할머니가 ‘애착 이불’ 같은 존재였을지 모릅니다. 안정을 주고 교감을 나누던 애착 이불이 없어지면 불안해하는 아이처럼, 할머니가 한순간에 사라졌을 때 엄마는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엄마는, 제가 엄마만 의지하고 살다 훗날 홀로 무너져 내릴까 봐 강하게 키우신 겁니다. 저를 아끼고 사랑하는 엄마만의 방법이었습니다.
엄마 마음을 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멀었나 봅니다. 오늘도 저를 보는 낙으로 살아가는 엄마에게 저는 참 부족한 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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