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포기하지 마

저는 체육을 싫어합니다. 물론 잘하고 싶은 의욕은 있지만, 몸이 안 따라줍니다. 해마다 ‘반에서 운동을 제일 못하는 아이’로 불려도 할 수 없습니다. 저의 운동 실력을 누구보다 제가 제일 잘 아니까요.
엄마도 이 사실을 잘 압니다. 아들이 운동을 잘하길 바라는 마음에 태권도도 시켜보고 탁구도 배우게 했지만, 제가 하기 싫다고 금방 관둬버렸기 때문에 엄마도 포기한 지 오래입니다.
중학교 운동회 날이었습니다. 제가 워낙 운동을 싫어해서 엄마가 운동회에 안 올 줄 알았습니다.
“채운아!”
달리기 시합을 기다리던 중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멀리서 엄마가 손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너무 반가워서 저도 힘껏 손을 흔들었습니다.
제 순서가 되어 친구들과 출발선에 섰습니다. 그때 저를 바라보던 엄마의 모습이 생생합니다. 웃고 있지만 두 손을 꽉 쥔 엄마는 저보다 더 긴장한 듯했습니다.
“삐익!”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출발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저는 친구들과 엄청난 차이로 뒤처져 꼴찌로 달렸습니다.
‘엄마가 지켜보는데 꼴찌라니….’
이미 결승점을 통과한 친구들은 박수를 치면서 서로 등수 자랑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너무 창피해서 달리기를 포기하고 걸어 들어갔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원래 나는 운동을 못하잖아’ 하고 넘어갔을 텐데 그날은 엄마가 지켜보고 있어서 속상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려는 찰나, 엄마가 제 옆에 와서 위로해 줬습니다.
“채운아, 못해도 좋아. 하지만 절대 중도에 포기하지는 마.”
다른 사람들은 ‘누가 1등일까’에 집중할지 몰라도 엄마는 제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려 결승점을 통과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엄마의 말에 울컥해 펑펑 울고 말았습니다.
그날 엄마가 해준 말은 지금까지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여전히 운동은 못하지만 중간에 포기하지는 않습니다.
살다 보면 종종 험준한 오르막길을 마주칩니다. 부모님은 제가 스스로 어려움을 헤쳐 나가길 간절히 바라시겠죠? 그래서 어떤 순간에도 포기하지 말라고 가르치셨을 겁니다.
저는 이제 앞서가는 이들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채찍질하지 않습니다. 저를 한결같이 사랑해 주고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고, 저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까요. 힘든 일이 있다 해도, 뒤처진다 해도 제 사전에 포기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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