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생신 Ⅱ

생일이 다가오면 저는 주위 사람들에게 알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생일을 기다립니다. 생일날에는 엄마가 맛있는 음식을 해주시고, 사랑이 가득 담긴 편지도 써주시고, 갖고 싶었던 물건도 선물해 주시며 누구보다 저의 생일을 축하해 주십니다.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엄마 생신을 축하해 드린 적이 있나?’
기억에 없을 뿐 아니라 심지어 생신 날짜도 긴가민가했습니다. 명색이 딸이라면서 제 생일만 챙기고 엄마 생신은 챙겨드리지 못한 것이 죄송하고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돌아온 엄마 생신 때 깜짝 축하를 해드리려고 몰래 케이크를 사고, 미역국도 끓였습니다.
케이크를 들고 방에 있는 엄마에게 다가가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습니다. 엄마는 당황한 얼굴로 저를 쳐다보다 이내 흐뭇한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고마워. 그런데… 사실 엄마 생일은 이미 지났어.”
아차 싶었습니다. 엄마는 서운하실 만도 한데 기쁘게 또 맛있게 케이크와 미역국을 드셨습니다.
“엄마가 살면서 케이크 받아보기는 처음이야.”
눈물이 흘렀습니다. 제가 태어난 이후로 당신의 생일은 잊고, 딸 생일은 누구보다 기쁘게 축하해 주신 엄마. 엄마가 제 생일 때마다 저에게 해주시던 말을 저도 똑같이 해드리고 싶습니다.
“엄마, 태어나 주셔서 고맙습니다. 엄마 딸이라서 행복하고 자랑스러워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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