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뭘 해드려야 기뻐하실까?’
나는 꼬깃꼬깃한 만 원 한 장을 주머니에 찔러 넣고 밖으로 나왔다. 버스를 타고서도 내내 뭘 선물할지 고민했다. 답은 안 나왔다. 순간 엄마가 장미꽃을 좋아한다는 것이 생각났다. 하지만 내가 가진 돈으로 꽃다발을 사기에는 어림도 없었다.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오늘 엄마 생일이잖아. 뭐 해줄까? 케이크 사 갈까?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에이, 뭣 하러 사. 먹지도 않는 거…. 그냥 와도 돼. 고마워, 딸.”
그렇다고 그냥 갈 수가 있나. 나는 버스에서 내려 근처 빵집에 들어갔다. 여러 종류의 케이크가 진열돼 있었지만 만 원으로 케이크를 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어쩔 수 없이 블루베리 조각 케이크를 샀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케이크를 꺼내 초에 불을 붙이고 노래를 불렀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엄마의 생일 축하합니다.”
엄마는 어리둥절해하다 밝게 웃었다. 그러고는 평소에는 손도 대지 않던 케이크를 그 자리에서 다 먹었다. 작은 조각 케이크 하나 사 왔을 뿐인데 엄마는 3단 케이크를 받은 듯 기뻐했다.
내가 엄마를 위해 하는 일은 다 작은 일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엄마는 늘 큰 행복으로 여긴다. 앞으로도 내가 얼마나 좋은 것을 엄마에게 해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엄마를 위해 무언가 하겠다는 마음만은 변치 않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