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자녀라면

중학생이 된 제가 했던 일이라고는 ‘놀기’가 전부였습니다. 학교에서 놀고, 학교 끝나고 놀고, 예배 날에는 예배 직전까지 놀다가 예배 마치자마자 나가 놀았습니다.
고3인 지금, 부끄럽지만 저는 학교에서는 ‘우등생’, 집에서는 ‘효자’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그사이 저에게 일어난 놀라운 변화는 하나님의 선물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골칫덩이였던 저의 변화는 중3으로 올라갈 무렵에 시작되었습니다.
저를 잘 챙겨주던 형제님이 있었습니다. 형제님은 저를 볼 때마다 학생부 모임에 와보라고 말했습니다. 당연히 관심이 없었는데 언젠가부터 형제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일요일에 모임에 한번 참석했습니다. 꽤 많은 학생들이 모여서 내심 놀랐습니다. 집에서 자거나 친구들과 놀 수도 있는 시간에 학생들이 즐겁게 시온으로 모이는 이유가 궁금해졌습니다.
이후 가끔씩 시온에 가서 성경 말씀을 배웠습니다. 교회를 오래 다녔지만 성경을 제대로 본 건 처음이었습니다. 그즈음 교회에 함께 다니고 싶은 친구가 생겼습니다. 초대했더니 친구는 흔쾌히 교회에 와서 성경을 공부했습니다. 친구는 성경 말씀을 신기해했고, 옆에서 같이 듣던 저도 많이 깨달았습니다. 특히 제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더 이상 예전처럼 행동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학교 성적이었습니다. 공부를 한 적이 없어서 성적이 바닥이었습니다. 수업 시간에 집중해 봤지만, 진도가 2년은 뒤처진 상태라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었습니다. 집에 와서 배로 공부해야 했죠. 그렇다고 학생부 활동에 소홀하지는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셔야 더 잘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시간을 쪼개어 틈틈이 공부하며 학생부 활동도 열심히 했습니다. 시험 기간에는 형제님들과 모여 같이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중3 첫 시험. 전교 석차가 120등 넘게 올랐습니다.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 담임 선생님은 조회 시간에 초콜릿 한 상자를 하사(?)하시기까지 했습니다. 공부할 맛이 났습니다. 그 뒤로 성적은 계속 올랐습니다.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셨습니다.
하지만 같이 놀던 친구들의 시선은 쉽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친구들을 의식하느라 말투나 습관을 확 바꾸지 못했고, 그래서인지 교회에 대해 이야기해도 듣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는 제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진짜 하나님의 자녀다운 모습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자고 다짐했습니다. 중3 때 잡힌 공부 습관 덕에 성적은 상위권을 유지했습니다. 행실도 바르게 하기 위해 욕과 은어를 쓰지 않고, 교실 청소나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제 행동이 달라지니 친구들의 태도는 중학교 때와 확실히 달랐습니다. 마음 편히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고, 제가 교회 다닌다는 사실을 알면 우리 교회를 긍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직접 교회에 오기도 하고요. 하나님 자녀로서의 행실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느꼈습니다.
제가 마음을 다잡는 데는 시온 학생부 모임과 활동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성경 말씀을 자주 들으며 하나님의 사랑을 이해할 수 있었고, 형제자매님들과 함께 어울리며 연합의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그 소중한 시간을 모든 학생들이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이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을 깨닫고, 언제 어디서나 자부심을 가지길 바랍니다.
G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