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날, 아침 일찍 큰아버지가 할머니 댁에 오셨다. 큰아버지는 일 때문에 금방 돌아가 봐야 한다고 하셨다. 우리 가족만 할머니를 모시고 큰고모네로 갔다. 큰고모네는 인테리어를 새로 해서 예쁘게 바뀌어 있었다. 그런데 친척들이 한 명도 없었다.
‘아직 안 오셨나?’
엄마는 친척들이 모이기 전에 집안일을 해 놓자고 했다. 엄마가 주방에서 점심을 준비하는 동안 나는 청소기를 꺼내 거실을 청소했다. 집 주변이 풀밭이라 집 안 곳곳에 벌레와 먼지가 많았다.
점심을 먹고 동생과 산책을 나갔다 왔다. 그때까지도 친척들은 아무도 오지 않았다. 엄마가 깎아준 과일을 먹고 있을 때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친척들이 다들 사정이 있어서 이번 명절에는 모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명절이 아니더라도 자주 모이던 친척들을 명절날에 못 만난다니 마음이 허전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큰고모가 두 손에 용돈을 쥐어주셨지만 마음속 허전함은 여전했다.
내가 명절을 기다리는 이유는 맛있는 음식, 용돈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맛있는 음식, 용돈, 좋은 집이 있어도 하나도 즐겁지 않았다. 명절은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기에 즐겁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하늘 가족도 마찬가지다.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세계가 펼쳐져도, 온갖 산해진미가 눈앞에 놓여 있어도 하늘 부모님과 형제자매들이 함께하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늘나라는 행복과 즐거움이 가득한 곳이라 했다. 그 이유는 하늘 가족이 함께해서일 것이다. 하늘 가족이 모두 모인 즐거운 하늘 집을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