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한다는 소중함

그저 심한 몸살감기겠거니 하고 버티다 학교가 끝나고 엄마와 함께 병원에 갔습니다. 진단 결과 B형 독감이었습니다. 전염성이 높아 5일간 외출 금지였습니다.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저 때문에 불편을 겪어야 하는 가족에게 너무 미안했고, 학교에도 갈 수 없어 속상했습니다.
집에만 있는 첫날, 하루가 허무하게 흘러가는 것 같았습니다. 이럴 때 의미 있는 일을 해보라는 엄마의 말에 새노래를 틀어놓고 이것저것 할 일을 찾았습니다. 낮잠을 푹 자며 그동안 부족했던 잠도 보충했습니다. 이틀간은 아플 거라고 했는데 잘 쉬어서인지 몸은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무기력해졌습니다. 멍하니 있거나 아무 생각 없이 휴대폰을 들여다보거나 아니면 잠만 잤습니다.
가족에게 독감을 옮기지 않으려고 종일 방에만 있고, 식사도 혼자 했습니다. 혼자 먹어서인지, 아파서인지 입맛이 없어 밥 한 숟가락 삼키기 힘들었습니다. 엄마가 저를 걱정해 여러 가지 필요한 것을 챙겨주고, 식사도 정성스럽게 차려줬지만 마음에 병이 생긴 것처럼 내내 우울했습니다.
5일 격리 조치가 끝나고 다시 병원에 갔습니다. 완치 판정을 받자마자 엄마한테 꼭 붙어 손을 잡고 포옹도 했습니다. 가족들과 마주 앉아 식사하니 밥이 다시 맛있어졌습니다. 정말 살 것 같았습니다.
평소에는 몰랐던 ‘함께’의 가치를 알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이야기 나누고 식사하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지요. 학교에 갈 수 있는 것조차 너무 좋았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잊고 지내던 소중한 것들을 잠깐의 휴식을 통해 천천히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 소중함을 잊지 않고 날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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