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은 일방통행이 아니다

인류는 수천 년 동안 신분제도를 고수했습니다. 귀한 사람과 천한 사람을 구분하고, 낮은 사람이 높은 사람을 섬기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하지만 높은 자리에 앉은 사람이 거만하게 행동하고, 백성들을 괴롭힐 때는 그 나라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민심이 떠나 나라의 힘이 약해지거나 민란이 일어났지요. 중국 춘추시대 이야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송(宋)나라 장군 화원은 정(鄭)나라와의 결전 전날, 군사들에게 양고기를 푸짐하게 대접했습니다. 그런데 화원의 전차를 끄는 마부는 고기를 먹지 못했습니다. 화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개 마부가 이번 전쟁과 무슨 관련이 있나? 그에게까지 양고기를 줄 필요는 없네.”
다음 날, 마부는 화원이 오른 전차를 적군이 밀집한 곳으로 몰았습니다. 화원은 적의 포로가 되었고, 장군을 빼앗긴 송나라는 전쟁에서 크게 패했습니다. 이처럼 제아무리 높은 자리에 앉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아래에서 받쳐주는 사람을 잃으면 그 지위와 권력은 소용없게 됩니다.
반면 지배층이 백성을 위한 정치를 폈을 때는 나라가 매우 안정됐습니다. 조선의 태평성대 하면 떠올리는 세종대왕 역시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한자를 어려워하는 백성들이 문서를 읽지 못해 재산을 빼앗기는 등 여러 억울한 일을 당하자 익히기 쉬운 한글을 창제했지요. 또 신분에 상관없이 인재를 등용했습니다. 백성들은 세종을 성군으로 추앙하며 존경했습니다.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누가복음 14장 11절

역사를 봐도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존중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국가와 개인의 운명이 결정된 경우가 많습니다. 낮은 사람만 높은 사람을 섬겨야 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어떤 위치, 어떤 자리에 있더라도 겸손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대해야 합니다. 섬김은 일방통행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함께해야 할 양방 통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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