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밖에서 내리쬐는 아침 햇살에 눈을 뜹니다. 오늘은 엄마의 생신입니다. 엄마에게는 놀러 갔다 오겠다고 말하고 비즈 가게로 향합니다. 엄마의 생신 선물로 목걸이를 만들어드릴 겁니다.
비즈 가게에는 여러 가지 색색 구슬들이 있습니다. 저는 빨간 구슬을 손에 들었습니다.
“아니야, 빨강은 엄마랑 안 어울려.”
빨간 구슬을 내려놓고 초록 구슬을 들었습니다.
“아니야, 초록색은 나이 들어 보이실 거야.”
이번에는 파란 구슬을 들었습니다.
“아니야, 파랑은 너무 차가워 보여.”
하얀색, 은색 구슬을 들고 또다시 중얼거렸습니다.
“하얀색은 때가 잘 타려나? 아! 엄마는 흰색 옷이 많지, 흰색을 좋아하시나 보다. 흠, 근데 나는 은색이 좋아.”
한참을 고민하다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아하! 작은 은색 구슬을 꿰고, 가운데에 흰색 유리 구슬을 넣으면 되겠다!”
저는 은색 구슬과 하얀 유리 구슬을 사서 가게를 나왔습니다. 집에 가자마자 엄마에게 드리려고 근처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목걸이를 만들었습니다. 가운데 하얀 유리 구슬이 반짝이는 은색 구슬 목걸이가 다 만들어지자 기분이 좋았습니다. 저는 얼른 집으로 뛰어갔습니다.
“아이코!”
신나게 뛰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목걸이를 떨어뜨렸습니다. 그 순간, 갑자기 두더지가 나타나 목걸이를 채갔습니다. 저는 두더지를 뒤쫓아 달렸습니다. 하지만 두더지는 땅속으로 쏙 들어가더니 금방 눈앞에서 사라졌습니다. 저는 바닥에 주저앉았습니다. 두 눈에 눈물이 핑그르르 돌았습니다.

“왜 그렇게 앉아서 울고 있니?”
노랑새가 다가와 물었습니다.
“엄마 생신 선물로 목걸이를 만들었는데, 두더지가 나타나서 목걸이를 가져가 버렸어.”
“그 두더지, 어떻게 생겼니?”
“음… 파란 안경을 썼고, 코가 길고 뾰족했어.”
“아! 걔 이름은 ‘키위’야. 호수 건너 신비의 숲에 있는 황금나무 밑에 살아.”
“나 좀 키위에게 데려다줄 수 있니?”
“그래. 그럼 호수까지 데려다줄게.”
“고마워.”
노랑새는 저를 등 위에 태워주었습니다.
“그런데 키위는 왜 내 목걸이를 가져갔을까?”
“잠자리들에게 듣기로는 ‘가치 있는 것’을 좋아하는 두더지래. 그리고 욕심이 많대.”
“어떡해, 목걸이 안 돌려주면….”
호수 앞에 이르렀습니다.
“이 호수를 어떻게 건너가지?”
“저 나무 밑에 있는 배를 타고 가면 돼. 저 배는 스스로 움직여서 신비의 숲까지 데려다줘. 그런데 너는 왜 굳이 그 목걸이를 찾으려고 하니? 다른 걸 사면 되잖아.”
“그동안 조금씩 모은 용돈으로 구슬을 사서 만든 목걸이야. 난 더 이상 돈이 없어.”
저는 엄마에게 목걸이를 꼭 선물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목걸이는 모두 비쌌지만 구슬은 제 용돈으로 살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구슬로 정성껏 목걸이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목걸이를 키위가 가져가 버린 것입니다.
“소중한 목걸이를 꼭 되찾길 바랄게.”
“노랑새야, 고마워. 잘 가.”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