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양말

엄마의 부탁으로 세탁기에서 양말을 꺼내 널었다. 그런데 뒤꿈치 부분이 심하게 해진 양말들이 보였다. 아빠의 양말이었다. 새것 같은 내 양말과 비교되는 아빠 양말을 보니 여러 생각이 들었다.
아빠가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아빠에게 더 많은 것을 바랐다. 그럴 때면 아빠는 별말 없이 내가 갖고 싶어 하는 것을 사주고, 엄마 몰래 용돈을 더 챙겨줬다. 하지만 나는 아빠에게 무언가를 해준 적이 없다.
아빠도 편하게 기댈 사람,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필요하고, 한 번쯤 푹 쉬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정의 가장이기에 힘든 내색 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은 척, 아무 일 없는 척하는 것이다.
볼품없는 양말을 통해 아빠를 향한 감사와 미안함을 느꼈다. 자식에게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은 부모님의 마음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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