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저희 아빠는 가부장적이십니다. 아빠의 말이 곧 우리 집의 법이죠. 저희 네 자매는 어릴 때부터 무서운 아빠를 피해 엄마 옆에만 붙어 있었습니다. 저희가 클수록 아빠는 혼자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아빠가 몹시 편찮으셨습니다. 기침도 심하게 하고 온몸이 아프다고 하셨습니다. 평소 아파도 아픈 티를 안 내시는 아빠였기에 분명 큰 병일 것 같았습니다. 온갖 걱정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사실 아빠에 대한 걱정이라기보다 ‘아빠가 아프면 나는 학교에 어떻게 다니지? 우리 가족은?’ 하는 저에 대한 걱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빠는 아픈 와중에도 우리를 먼저 생각하셨습니다. 새벽에 인기척이 느껴져 잠에서 깼습니다. 그때까지 주무시지 않던 아빠가 아픈 몸을 이끌고 방에서 떨어진 곳으로 가 기침을 하셨습니다. 저희가 기침 소리에 깰까 봐 그러신 듯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아빠는 우리와 가까워지려고 노력도 많이 하셨습니다. 특히 막내인 제 소원이라면 꼭 들어주셨고, 가끔씩은 무서운 모습을 버리고 장난도 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빠를 외면하고 가까이하지 않았습니다. 제 어리석은 행동에 아빠 마음이 아프셨겠지요.
아빠한테 잘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빠가 집에 오시면 자리를 피하지 않고 아빠와 이야기하고, 운동도 함께 다녔습니다. 제 마음을 아셨는지, 요즘 아빠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출근하십니다.
“우리 딸들 좋은 것 사주려면 열심히 일해야지!”
고단해도 가족에게 좋은 것을 주기 위해 힘내서 일하시는 우리 아빠. 아빠는 우리가 조금만 잘한 것이 있으면 친구분들이나 이웃들에게 자랑하며 칭찬합니다. 예전부터 친구같이 재밌게 놀아주는 친구들의 아빠가 부러웠는데, 지금은 저도 아빠와 친구 같은 사이가 되었습니다. 아빠도 종종 “지금 이대로면 좋겠다”고 하십니다.
세상의 아버지들은 가족을 위해 힘들어도 참고 묵묵히 희생합니다. 하늘 아버지께서도 자녀들에게 더 큰 축복을 예비하시기 위해 지금도 하늘에서 쉬지 않고 일하십니다. 아마 하늘에서 우리를 지켜보시다가 잘하는 일이 있으면 천사들에게 자랑하실지도 모릅니다.
아빠의 마음, 하늘 아버지의 마음을 잘 헤아려 기쁨 드리는 딸이 되겠습니다. 저를 마음껏 자랑하실 수 있도록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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