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등학생이 되면서 귀가 시간이 늦어지고, 나쁜 생활 습관들이 점점 심해졌습니다. 엄마는 저를 혼내기도 하고 타이르기도 하며 제가 천국에 가지 못할까 봐 항상 걱정했습니다. 정말 천국이 존재하는 것인지, 죽은 후에 다른 세계가 있는 것인지 생각하면 막연하고 걱정됐습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친구들을 만나면 금방 잊혔습니다. ‘일단 오늘은 놀고 보자’ 생각하면 그만이었으니까요.
부활절 날, 예배를 마치고 처음으로 영상물을 하나 봤습니다.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살아가며 믿음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천국에 갈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덜컥 겁이 났습니다. 미래에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면, 저는 절대 천국에 못 갈 것 같았습니다. 교회를 나와 차마 놀러 가지 못하고 집으로 갔습니다. 그날 엄마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오는 안식일에 성경 공부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학생부 선생님과 가장 처음 공부했던 말씀은 안식일입니다. 10년 넘게 교회에 다니면서, 우리 교회가 일요일이 아니라 토요일에 예배드리는 이유를 그제야 알았습니다. 이후 성경 공부를 할수록 성경이 분명한 사실이고, 성경대로 행해야 천국에 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와 똑같은 사람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셨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잘 믿기지 않았습니다.
‘만약 내가 하나님이라면?’
한번은 역지사지해봤습니다. 피조물이 죄를 짓는다면 굳이 용서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죄를 용서하셨고,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우리에게 천국에 갈 수 있는 진리를 알려주셨습니다.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제 영혼의 부모님이 틀림없었습니다.
성경 공부를 하다가 감사해서 울고, 하나님께 기도하다가 죄송해서 울었습니다. 하늘 아버지 어머니의 마음을 속상하게 해드렸던 지난 시간들이 후회스러웠습니다. 앞으로 어떤 말씀이든,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대로 무조건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교가 끝나면 집에 책가방만 던져 놓고 놀러 나가던 제가, 시온에서 성경 공부를 하거나 집에서 엄마의 도움을 받아 진리 발표를 연습했습니다. 시온 식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니 나쁜 습관들과 거친 말투가 단숨에 고쳐졌습니다.
집안 분위기도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집에 있다 해도 방에만 틀어박혀 가족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거의 없었습니다. 엄마와 싸우지 않고 하는 말은 “배고파, 밥 줘”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이제 부모님께 존댓말을 쓰고, 시온에 다녀오면 성경 말씀을 공부하면서 받은 감동을 나누느라 이야기가 끊이지 않습니다.
제가 변화되고 나서 주위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인상 좋아졌다”입니다. 얼굴은 마음의 거울이라고, 욱하고 신경질적인 성격이 붉으락푸르락한 인상을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제가 봐도 얼굴에 웃음이 많아지고, 마음이 좋아져서 그런지 살도 많이 쪘습니다.
키가 크고 사나운 인상 때문에 친구들이 쉽게 다가오지 않았는데, 올해 학년이 바뀌면서 새로 만난 친구들은 편하게 다가와서 금방 친해졌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해본 적이 없었던 학교 공부도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달라진 것은 마음입니다. 하나님, 영혼, 사후 세계… 풀리지 않는 의문을 애써 부정하면서 살았습니다. 더 이상 미래가 불안하지 않습니다. 한창 학업이나 진로로 고민을 많이 하는 시기여도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어디서 무엇을 하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열심히 노력하면, 하나님께서 저에게 꼭 맞는 길로 인도해 주실 것을 믿으니까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게으름과 나태함이 저를 괴롭히기도 하고, 상황이 어려워지면 좋았던 마음이 곤두박질치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필요한 성경 말씀을 찾아 듣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마음속에 들어와 콕 박히는 것 같습니다. 마음속에 뿌리내린 말씀의 힘은 어마어마합니다. 이쪽으로 흔들리려고 하면 이 말씀으로, 저쪽으로 흔들리려고 하면 저 말씀으로 저를 붙잡아 줍니다. 천국에 반드시 데려가 주시려는 하나님의 사랑이 느껴집니다.
이제는 마음에 새겨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일에 힘쓰겠습니다. 하늘 아버지 어머니,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