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바꿔 생각하고 말하기

모처럼 쉬는 날, 집에만 있기 심심해 초등학생인 동생과 아파트 단지에 있는 탁구장에 갔다. 동생은 탁구가 처음이라 치는 방법을 몰랐다. 나는 라켓 잡는 법, 공을 쳐서 넘기는 법을 알려주었다. 그런데 몇 번을 알려줘도 동생은 번번이 공을 놓치거나 공을 너무 세게 쳐서 멀리 날려 보냈다. 처음에는 괜찮다고 웃었지만, 공을 주우러 가는 횟수가 늘자 점점 화가 났다.
“야! 집중해, 집중! 공을 보고, 그냥 살짝 쳐서 넘기라고!”
동생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공을 쳤다. 역시나 못했다. 목소리가 더 높아졌다.
“그만하자. 너랑은 못하겠다. 왜 이렇게 못하냐?”
사실 이런 적이 처음은 아니었다. 운동을 잘 못하는 동생과 운동을 같이하면 종종 답답했다. 기분 좋게 동생이랑 손잡고 나갔다가 나는 화가 나서, 동생은 우울해져서 집에 돌아오고는 했다.
그런데 이날은 동생의 표정이 마음에 걸렸다. 만약 누가 나를 윽박지르고 잔소리만 하면 얼마나 싫을까? 화내는 사람이 가족이라면 더 속상할 것이다. 처음 해보는 거라 못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입장을 바꿔 생각하니 화가 수그러들었다.
“화내서 미안해.”
동생을 달래주고 다시 탁구를 쳤다.
“잘한다! 그렇지!”
신기했다. 말이 바뀌자 동생은 자신감이 생겨 아까보다 탁구를 잘 쳤다. 집으로 와서는 웃으면서 탁구가 재밌었다고 말했다.
‘내가 하는 말을, 내가 다른 사람에게 듣는다면 어떨까?’
내 기분과 입장만 생각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처지를 생각해서 말하면 남에게 상처 주는 말이나 말실수는 하지 않을 것 같다. 동생에게도, 다른 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상대의 처지를 먼저 생각해서 힘이 되는 말, 따뜻한 말을 건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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