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이 뭐야?”
“가족이란 사랑과 믿음이야. 가족이란 세상 모든 것이란다.”
섬을 떠난 갈매기는 얼마 후, 가족과 함께 다시 섬으로 찾아왔습니다. 갈매기 가족들은 저마다 씨앗을 물고 있었습니다. 탱글우드에게 ‘가족’을 선물해 주기 위해서요.
동화 《아주 먼 바다 외딴 곳 작은 섬에》의 줄거리입니다. 여러분에게 가족은 무엇인가요?
가족이란 서로 다른 성별, 서로 다른 나이의 구성원들이 모인 최초의 집단이자, 내가 태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소속되는 공동체입니다. 이런 딱딱한 의미를 차치하더라도 가족은, 나의 일생을 함께하며 내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가장 소중한 존재이지요. 하지만 가족이 ‘사랑과 믿음’이 되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노력을 기울여야만 합니다.
가족이니까 괜찮다? 가족에 대한 착각을 깨뜨리자
가족이니까 말 안 해도 알겠지.가족이니까 이해해 주겠지.
가족끼리 못할 말이 어딨어.
가족끼리 예의는 무슨….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가족에 대한 착각들입니다.
가족이니까 말하지 않아도 당연히 알 것이라는 생각은 정말 큰 착각입니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해도 상대방의 마음을 100% 다 알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아줄 것이라는 기대가 클수록, 그에 부응하지 못할 때 실망은 커집니다. 그래서 잘하는 말이 있지요.
“엄마는 내 맘 다 알 거라 믿었어.”
“너는 그걸 꼭 말로 해야 알겠니?”
네, 말하고 표현해야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단, “이것도 몰라?”, “됐어. 말이 통해야 말을 하지”, “너 때문에 되는 일이 없어” 같은 아무렇게나 내뱉는 부정적인 표현은 삼가야 합니다.
똑같이 서운한 말이라도 남에게 듣는 것보다 가족에게 들을 때가 훨씬 가슴 아프고, 상처가 오래갑니다. 누구보다 가족을 믿고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가족이니까 잘 보일 것도 없고, 그저 있는 그대로 편하게 대하면 된다고 생각하나요? 물론 가족 사이에 가식은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서로를 너무 편하게 대하다 보면, 가족 사이를 갈라놓는 크고 작은 분쟁이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가족은 누구보다 더 존중하고 더 배려해야 하는 존재입니다. 모든 것이 용납되리라는 생각으로 서슴없이 말하기보다 가족들의 기분을 살펴 말하고, 남에게 상처가 될 만한 표현은 가족에게도 자제해야 합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정은 종합병원이어야 한다. 바깥에서 받은 상처를 가족 구성원 모두가 의사가 되어 서로를 치유하는 곳이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이유로, 많이 안다는 이유로, 무심코 던지는 말들로 큰 상처를 만들곤 한다. 가정은 상처를 주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된다. 치유가 있어야 한다. 나는 오늘 훌륭한 의사의 역할을 했는지 되돌아본다.」
행복한 집은, 부모님이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생각도 착각입니다. 우리도 가정을 치유하는, 훌륭한 의사가 되어야 합니다.
가사 분담, 우리 집을 ‘살리자’
설거지, 빨래, 청소, 정리 정돈, 쓰레기 분리 배출….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반복되는 일들. 해도 티 안 나고, 안 하면 바로 드러나는 것이 ‘집안일’입니다. 단순하고 사소한 것 같아도 집안일로 부모님과 마찰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집안일이 귀찮고 허드렛일처럼 보이겠지만 그 안에는 아주 중요한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흔히 집안일을 ‘살림’이라고도 하는데, 그 어원은 ‘살리다’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가정을 살리고, 가족을 살리는 일이 살림이자 집안일인 것입니다. 그래서 집안일은 엄마의 몫만이 아니라 가족 모두의 일입니다. 아빠는 바깥일, 우리는 공부만 하면 된다는 생각은 과감히 깨뜨려야 합니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족이 균형 있게 역할을 분담하는 가정일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다고 합니다. 가족들이 한집에 있어도 누구는 컴퓨터를 하고 누구는 TV를 보는 동안 엄마 혼자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다 같이 집안일을 나눠서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소통의 기회가 생기고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부담을 느낄 정도로 집안일을 많이 도우라는 말은 아닙니다. ‘무엇을 얼마나 많이 하고 있느냐’보다는 가족이 함께 집안일을 하려는 노력, 서로 도우려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일거리를 아예 만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물건을 아무 데나 놓으면 누군가에게는 정리해야 하는 ‘일’이 되지만 제자리에 놓으면 일이 아니겠죠? 양말을 아무렇게나 바닥에 내버려두면 치우는 사람에게는 일이 되지만 애초에 양말을 벗은 사람이 바로 빨래 바구니에 넣으면 일이 아닙니다. 쓰레기도 바로바로 쓰레기통에 넣고요. 잔소리를 들을 일까지 없어지겠네요.
그리고 또 하나! 집안일을 한 후에는 꼭 서로에게 고맙다고 표현하세요. 상대방의 기운을 쑥 빠지게 하고 싶다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해 놓고 웬 생색?”이라고 해도 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오늘도 힘드셨죠? 감사해요. 제가 안마해 드릴게요”라고 말해보세요. 쌓인 피로를 단번에 날려줄 강력한 영양제가 될 것입니다.
엑, 부모님을 어떻게 칭찬해요?
어느 중학교 도덕 시간에 ‘부모님 칭찬 일기’가 숙제로 내졌습니다. 2~3개월 동안 부모님을 30번 칭찬하고 일기에 적는데, 이것이 숙제라는 사실은 부모님이 알아서는 안 됩니다.학생들의 반응은 아주 뜨거(?)웠습니다.
“어떻게 부모님을 칭찬해요? 칭찬은 부모님이 해줘야죠.”
“너무 쑥스러워요.”
“서로 얼굴 볼 시간도 없어요.”
“우리 집은 안 돼요.”
일기는 4가지 질문에 답하는 식입니다.
날짜: ○○월 ○○일 ○요일 (○번째 칭찬)
칭찬의 상황은?
내가 학원에 가려고 현관 앞에 서 있고, 엄마는 나를 마중하러 나와 계셨을 때칭찬한 말은?
엄마! 엄마가 학원에 보내줘서 이렇게 공부를 잘하게 됐어. 고마워!부모님의 반응은?
야, 이 지지배야, 내가 뭘 공부를 잘해? 반에서 ×등 하는 게 잘하는 거냐? 어?! (이후 계속 잔소리 ㅠ.ㅠ)오늘 칭찬 활동에 대한 나의 생각은?
말 한번 잘못했다가 욕만 먹었다. ㅡ.ㅡ 다음부터는 칭찬을 솔직하게 해야겠다.유치함, 어색함,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용기 내어 부모님을 칭찬했지만… “얘가 왜 이래”, “뭐 잘못 먹었어?”, “하지 마! 징그러워”, “용돈 떨어졌니?” 등등 돌아오는 건 무안하고 서운한 말뿐입니다. 이보다 더 힘든 것은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 부모님에 관한 칭찬거리입니다. 그래도 숙제인지라 학생들은 부모님의 말, 행동, 표정 등 사소한 내용이라도 하나하나 자세히 관찰하고 칭찬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관찰’은 조금씩 ‘관심’이 되고, 점점 보지 못했던 엄마 아빠의 장점이 보이고, 마음이 보이고, 습관과 버릇을 알게 되고, 부모님이 이해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변하는 집안 분위기.
날짜: ○○월 ○○일 ○요일 (○번째 칭찬)
칭찬의 상황은?
밤 10시 아빠랑 나랑 둘이 라면 먹을 때칭찬한 말은?
아빠, 아빠가 끓인 라면이 엄마가 끓인 것보다 맛있다.부모님의 반응은?
"엄마 보기 전에 얼른 먹어!"라는 말을 ㅡ,,ㅡ 이런 표정으로 하셨다.오늘 칭찬 활동에 대한 나의 생각은?
이제 이런 칭찬은 무안하지도 않다. 아빠랑 나 사이가 더욱 가까워지는 것 같다.날짜: ○○월 ○○일 ○요일 (○번째 칭찬)
칭찬의 상황은?
체육대회가 끝나고 집에 왔는데 엄마가 웃으시면서 어서 오라고 하셨다.칭찬한 말은?
엄마가 웃으면서 문을 여니까 집이 환해 보이네.부모님의 반응은?
"피곤하지?" 하시면서 어깨를 주물러주셨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 외식을 했다.오늘 칭찬 활동에 대한 나의 생각은?
내 입에서 나온 칭찬 한마디가 가족 분위기를 더욱 좋게 해주는 것 같아 내 자신이 뿌듯하다.칭찬하는 학생 스스로에게도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부모님께 말대꾸하고 신경질 부리고 소리 지르고 문을 꽝 닫는 행동이 없어지고, 부모님을 진심으로 대하며 존댓말을 쓰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의 잔소리도 사랑의 메시지로 들립니다. 칭찬 숙제를 마친 학생들이 고백합니다.
「칭찬하면 할수록 부모님의 웃음이 더욱 많아지니까 참 세상 살 맛 난다. 가족이 이렇게 소중한지 몰랐는데 칭찬을 통해 가족과 가까워지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가족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라는 걸 깨달았다.」
칭찬이란, 좋은 점이나 훌륭한 일을 높이 평가하는 말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아시나요? 누군가를 칭찬하면 칭찬할수록 그 사람의 좋은 점이 더 많이 보인다는 사실을요.
가족의 좋은 점을 보려고 노력하고, 좋은 점을 찾을 때마다 바로 칭찬의 말, 따뜻한 말을 아낌없이 해보세요. “아름답게 보는 마음은 미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을 이루게 합니다”라는 어머니 교훈처럼, 미움이 사라지고 사랑만 넘치는 행복한 우리 집이 될 테니까요.
고(故) 최인호 작가는 자신의 소설 《가족》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족이야말로 가장 인내가 요구되는 대상이며, 가족이야말로 가장 큰 희생과 무조건의 용서가 요구되는 대상이다. 가족은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상대방의 눈을 쳐다보려고 하지 않으며, 상대방의 실체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우리가 가정을 통해 진심으로 배워야 할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올바로 사랑하는 방법인 것이다. 이 사랑하는 방법을 올바로 배워 나갈 때 비로소 우리의 집은 꽃 피고 새 우는 지상의 낙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가족. 너무 가까이에 있어서 소중함을 잘 모릅니다. 이제는 눈을 바라보고 마음을 다해 사랑하세요. 가족이 있는 그곳이 우리의 작은 천국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