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살리는 일

헌혈 버스가 학교로 찾아왔습니다. 헌혈하려고 마음먹은 적은 있었지만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터라 이번 기회에 친구들과 헌혈을 하기로 했습니다.
헌혈 버스 안에는 이미 많은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제 뒤로도 헌혈하려는 학생들이 끝없이 줄을 섰습니다.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헌혈을 못한다고 하면 어떡하지? 피를 뽑을 때 어떤 느낌일까? 내가 헌혈한 피는 누가 쓰게 될까? 팔에 주사 바늘을 꽂는 건 정말 무서운데…. 그냥 교실로 돌아갈까?’
무서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수혈이 꼭 필요한 누군가를 위해 내 피가 쓰인다고 생각하니 기대되고 설렜습니다.
문진을 무사히 통과하고, 침대에 누웠습니다.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습니다. 두 눈을 질끈 감고 발을 동동 구르는 사이 주사 바늘이 팔에 꽂혔습니다.
“휴.”
바늘에 이어진 고무관을 따라 흘러가는 제 피는 정말 따뜻했습니다. 간호사 언니는 “무섭다면서 잘 참았네” 하며 칭찬해 줬습니다. 그제야 해냈다는 생각에 제 얼굴에도 미소가 피어났습니다.
헌혈을 마치자 헌혈증과 함께 초코파이와 음료수, 햄버거 교환권까지 받았습니다. 피를 조금 나누어주었을 뿐인데, 많은 것을 받으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주사 바늘을 꽂았던 자리에는 빨간 피멍이 들었습니다. 주사 바늘을 뺀 후에 지혈하려고 조금 세게 문질렀더니 생겼나 봅니다. 하지만 이것도 헌혈하고 받은 자랑스러운 훈장 같았습니다.

“이 잔은 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이니 곧 너희를 위하여 붓는 것이라”누가복음 22장 20절
2천 년 전,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피를 흘려 새 언약 유월절을 세우셨습니다. 우리를 살리시겠다는 단 하나의 이유 때문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하나님은 우리를 위한 일이라면 어떠한 고통도, 희생도 망설이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의 한없는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한 번 헌혈을 한 것만으로도 이렇게 기쁘고 자랑스러운데, 누군가의 영혼을 살릴 수 있다면 그 기쁨은 얼마나 클까요? 하나님께서 본보여 주신 사랑을 따라 영혼의 생명을 살리는 새 언약 유월절을 망설이지 않고 담대히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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