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품이 되기까지

용돈을 받는 날이면 문구점에 들러 줄이 그어져 있지 않은 순백의 종합장과 샤프심을 산다. 몇 주 전에 산 종합장은 내 책상과 가방을 오가며 연필질(?)과 지우개질을 받느라 수없이 펼쳐지고 덮어졌다.
나는, 반에 한 명씩은 있는 ‘그림 그리는 아이’다. 모으지는 않았지만 내가 그린 그림을 지금까지 모았다면 아마 수백 장은 더 됐을 것이다. 잘 그리지는 않지만, 다른 시간보다 그림을 그릴 때가 즐겁고 집중을 더 잘한다. 쉬는 시간이나 짬이 날 때마다 틈틈이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완성하기까지 짧게는 20~30분, 길게는 50분 이상도 걸린다. 어디 하나가 이상하면 몇 번씩 지우고 다시 그리기를 반복한다. 이 과정이 수십 번이 되기도 하지만 그림이 완성되면 왠지 뿌듯함이 밀려온다.
얼마 전에 그린 캐릭터 그림도 그랬다. 완성하기까지 샤프심을 적어도 3개 이상 사용했고, 지우개 모서리가 실종될 만큼 열심히 그렸다.
하늘 아버지 어머니가 생각난다.

“하나님이 가라사대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창세기 1장 26~27절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서 남자와 여자가 창조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겉모습뿐만 아니라 속사람까지 하나님을 닮은 모습으로 창조하신다. 사랑, 온유, 겸손, 섬김 등 신의 성품을 지닌, 최고의 완성품으로 만들어가시는 것이다.
그림 한 장을 완성하는 데도 많은 노력이 들어가듯 아버지 어머니께서는 우리를 완성품으로 만드시기 위해 수많은 땀방울과 눈물방울을 흘리고 계신다. 아직도 거듭나지 않은 나를 보실 때, 하나님의 가슴은 더 새카맣게 타들어갈 것이다.
변화받지 못하고 삐죽삐죽 모난 성품은 마음에서 지우자! 그림을 그릴 때보다, 다른 무엇을 할 때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꼭 완성품이 될 것이다. 그 과정이 아무리 아프더라도 괜찮다. 아버지 어머니께서는 나를 완성품으로 만드시기 위해 몇 백 배는 더 힘드시고 눈물 흘리실 테니까.
내가 하나님을 쏙 빼닮은 완성품이 될 때, 하나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시고 뿌듯해하실까. 오늘부터 노력하는 거다, 완성품이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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