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큰 꿈을 가진 학생, 세상에서 가장 큰 복을 받은 학생

초등학교 6학년 때의 11월은 참으로 길었다. 12월에는 학생부 활동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초등학생 시절, 나는 중학생이 되는 형제자매님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학생이 되면 더 많은 하나님의 축복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
12월 첫 안식일 오전 예배 후, 성경 발표 공부의 시작과 함께 학생부 활동을 시작했다.
‘드디어 나도 학생부다!’
그러나 학생부 활동은 기대했던 것과는 달랐다. 당시 당회 학생부 모임에는 나와, 중학교 2학년 형제님 단 두 명뿐이었다. 학생들의 수가 적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학생부가 아직 체계가 잡히지 않았던 때였다. 그래서 딴에는 ‘체계적인 학생부’를 만들어보고자 중학교 2학년 형제님과 자주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만들었다. 뭘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모든 것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머리를 맞대고 열심히 계획을 짜고 나면 뿌듯함과 함께, 이대로만 하면 다른 학생 형제자매님들이 함께 모여 모임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얼마 후, 상상은 현실이 되었다. 학생부 모임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점점 많아진 것이다. 정말 아버지 어머니의 도우심이었다.
여름방학에는 학생부 성가대회까지 열렸다. 형제자매님들은 성가대회 연습을 위해 평일에도 빠지지 않고 모였다. 성가 대회 이후에도 모두가 꾸준히 학생 모임에 참여했다. 정말 기뻤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학생부 복음이 시작됐다. 성경 발표, 진리 책자 읽기, 서로 섬겨주기, 시온 청소하기 등 학생들은 열심이었다. 장년, 부녀, 청년들도 학생부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다.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실수도 하고, 서로 의견이 다르면 싸우기도 많이 싸웠다. 서로 내 생각을 주장하기 바빴고, 새로 학생부에 올라오는 중1은 얼마나 속을 썩이던지―사실 지금도 중1이 제일 무섭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대로 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면서 서로를 존중하는, 아름다운 형제자매의 모습이 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학교 공부와 성경 공부를 병행하느라 외울 것도, 이해해야 할 것도 너무 많았다. 친구들은, 평소에도 성경을 보고 교회에 열심히 가는 나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같이 교회에 가자고 하면 관심도 없고 나를 외면해 버렸다. 그래도 낙심하거나 포기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식구들이 친구들을 시온으로 인도하면 성경 말씀을 그 친구들에게 알려주며, 식구들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돕는 데 더 힘썼다. ‘심는 자는 심는 자대로, 물 주는 자는 물 주는 자대로 축복을 주신다’(고린도전서 3장 8절)는 말씀을 믿으면서.
그때는, 지금은 하지 않는 고민들이 참 많았다. 그리고 그것이 세상의 가장 큰 근심인 양 힘들어했다. 지나고 보니 그런 고민과 시련은 오히려 내 믿음을 지켜주는 원동력이었다고 느낀다.
나는 성인이 되었다.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순전히 하나님의 은혜다. 그 은혜는 내가 학생이었을 때부터 차곡차곡 쌓아주고 계셨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시온의 학생들, 열심히 학생부에 적응하고 있는 중1 그리고 새 식구들을 보면 꼭 학생 때의 나를 보고 있는 것 같다. 혹은 지금 청년부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형제자매들의 과거이기도 할 것이다. 암튼 지금의 학생부를 보면 예전보다 더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또 하나님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학생 방학캠프와 학생들을 위한 오케스트라 연주회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부럽다. 내가 학생일 때 그런 행사들이 있었다면…. 정말 복을 많이 받은 요즘 학생들이다.

학생들은 부모님의 사랑과 보살핌을 받으며 살아간다. 그중 하늘 부모님의 은혜까지 받고 있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또한 많은 청소년이 각자의 꿈을 갖고 살아간다. 그중에서 천국까지 소망할 수 있는, 가장 큰 꿈을 꾸는 학생이 어디 있을까.
때로는 답답하기도 하고, 왜 저런 말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되기도 하고, 어른들이 우리를 너무 몰라준다는 생각도 들 것이다. 게임이나 각종 유혹이 크게만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그때마다,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큰 축복을 받은 학생들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어떤 일이든 주저하지 않고 내 앞에 있는 일을 충실히 하면 된다. 하늘에 축복이 쌓인다고 생각하면 늘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고, 당장의 고민이 나를 힘들게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오늘도 힘차게 또 상큼하게 하루를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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