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힘들 때나 기쁠 때나 늘 곁에 계시는 분, 부모님입니다. 가장 가깝지만 애정을 표현하기 제일 어색한 존재기도 하지요. 그래도 마음 한편에는 항상 부모님에 대한 진한 감동이 있습니다. 무엇을 하든지 우리 남매를 먼저 생각하는 부모님을 보면 존경스럽기도 합니다. 지금부터 저를 많이 아껴주시는 아빠 장명환 님, 엄마 조영자 님을 인터뷰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질문! 어린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아빠(이하 빠) 친구들과 보낸 추억들이 생각나는데요. 부모님이 싸주신 도시락을 친구들과 나눠 먹고, 수학여행이나 수련회 등을 다니면서 추억을 쌓고, 꿈을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했어요. 그 친구들이 보고 싶네요.
엄마(이하 엄) 부모님과 재미있게 놀았던 운동회 날이요. 부모님은 농사일하면서 편찮으신 할머니를 돌보시느라 제 운동회에 자주 못 오셨어요. 그런데 그날은 줄다리기도 하고, 점심에 부모님이 싸오신 도시락도 먹었죠. 소시지와 단무지가 들어간 김밥이었는데, 재료가 몇 가지 안 됐어도 최고로 맛있었어요.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그때가 더 그리워요.
학창 시절 꿈은 무엇이었나요?
빠 학교 앞 횡단보도에 교통경찰 아저씨들이 계셨는데 그분들의 미소와 멋있는 제복을 보고 경찰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엄 화가요. 자연을 담은 화폭이 멋져 보였거든요. 미술부 활동을 하면서 학교 전시회에도 참여했죠. 그림 그릴 때 참 행복했어요.
#bookImg1#밤을 새워 공부한 적이 있나요?
빠 물론 있죠! 시험 기간에요. 군대에서도 취업 준비하느라 밤새웠고요. 공부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었어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밤샘 공부는 안 좋은 것 같아요.
엄 저도 있어요.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 벼락치기 공부 하느라 커피도 마시고 찬물에 세수하면서 밤새웠어요.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지금 이렇게 멋진 어른이 되신 것 같습니다. 그럼 어른인 지금의 생활이 더 좋은가요, 학창 시절이 더 좋은가요?
빠 학창 시절이요. 어른도 좋지만 어른은 짊어져야 할 책임감이 있으니까요. 학창 시절은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으니 즐겁잖아요.
엄 둘 다 좋은 점, 힘든 점이 있어요. 어른인 지금은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는 일이 늘었고, 딸 민주, 아들 규성이, 남편이 있어서 행복해요. 힘든 점은 내 삶과 아이들의 인생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 올바른 선택을 못했을 때 다가올 일들에 대한 걱정도 크죠. 학창 시절은 꿈 많은 시기라 하고 싶은 일이 많고,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서 좋았어요. 그때의 힘든 점은… 이제 보니 잘 모르겠네요.
자녀가 태어났을 때 심정은 어땠나요?
빠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첫아이가 태어났을 때는 너무 떨려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 가슴이 쿵쾅쿵쾅 뛰면서 아빠가 된 게 실감 났죠. 아내와 아이 모두 건강해서 안심했습니다.
엄 12시간 동안 진통해서 정말 힘들었어요. 우리 엄마도 나를 이렇게 낳으셨구나, 이렇게 힘드셨구나 했죠. 그런데 간호사가 아이를 제 품에 안겨줬을 때 편안함이 찾아왔어요. 아이를 사랑해주고, 이 아이를 위해서 모든 것을 다 해줘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지금 두 자녀를 키우고 계신데, 자녀들로 인해 기뻤던 일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가슴 아팠던 일은요?
빠 부족한 엄마 아빠를 찾고 사랑을 표현해줄 때 기뻐요. 초등학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남매가 학교 끝나면 전화해서 조심히 일하라고 말해줘요. 일하느라 지치다가도 아이들 전화를 받으면 미소가 지어져요. 가슴 아플 때는 아이들이 아프고 힘들어할 때요. 부모인 제 가슴이 더 아파요.
엄 초등학생이던 아이들이 삼각김밥을 만들어서 그 위에 햄을 하트 모양으로 올려놓고 저희를 기다린 적이 있어요. ‘이제 다 컸구나, 엄마 아빠를 생각해 주는구나’ 하고 뿌듯했죠. 이래서 부모가 자녀를 바라보는구나 싶었고요. 슬펐던 일은 첫째 둘째가 둘 다 아기 적에 수술을 했어요. 말도 못하는 아이가 아파서 우는데, 대신 아파해줄 수 없어 가슴이 아팠어요.
#bookImg2#자녀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나요?
빠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고, 자기가 정말 원하는 일을 하면서 꿈을 키워갔으면 해요. 그리고 하나님의 자녀로서 하나님의 가르침을 잘 따랐으면 좋겠습니다.
엄 지금처럼만 잘해주세요. 큰 꿈을 가진 사람이 되고요.
가족에게 듣고 싶은 말을 꼽자면?
빠 “수고했어요”라는 말이 듣고 싶어요. 요즘 회사 일이 힘들거든요.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가족들이 “오늘도 수고했어요”라고 말해주면 힘이 될 것 같아요.
엄 “사랑합니다.”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게 이 말을 자주 듣고 싶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사랑합니다! 마지막으로 소원이 무엇인가요?
빠 우리 가족 모두 하나님의 축복을 받고 천국에서도 영원히 함께하는 것이 가장 큰 소원입니다. 또 가족들이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엄 가족 모두가 행복하게 지냈으면 해요. 그리고 열심히 노력한 만큼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지길 바라요.
*** 인터뷰에 응해주신 아빠 장명환 님, 엄마 조영자 님께 감사드립니다. ***
엄마 아빠도 저처럼 꿈 많던 순수한 어린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된 지금은 저희들 앞에서 강한 모습만 보여주십니다. 자녀를 위해 살아가느라 여린 마음을 내비칠 수 없는 부모님의 책임감이 느껴져 가슴이 찡했습니다.
그동안 부모님의 조언을 듣지 않고,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가장 가까운 사이면서 부모님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지내 죄송했습니다. 이제는 아빠에게 “수고하셨습니다”, 엄마에게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자주 해드려야겠습니다.
엄마 아빠, 정말 많이 사랑하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