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탐구 ‘오빠’학

연년생인 오빠와 나는 어릴 적부터 유별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어디를 가든 손을 꼭 잡고 붙어 다녔다. 슬플 때나 기쁠 때나 함께하며 우리는 지금까지 별 탈 없이 잘 지내왔다. 서로를 가장 친한 친구라고 생각하기에 나는 오빠를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신한다. 그런데 내가 아는 오빠의 모습 외에 새로운 모습이 또 있을까? 그것이 알고 싶어 부모님 대신 오빠를 심층탐구 해보기로 했다.


#1 남매 이야기

자기소개 먼저 해줘.

이름 박준수, 나이 19세, 혈액형 A형, 생일 6월 8일.

짧게 자기 PR 부탁해.

일단 난 언제나 긍정적인 마인드지. 내가 지을 수 있는 표정은 한 가지밖에 없어. 웃음.≻∨≺

형제 관계는?

여동생 한 명. 너.

평소 동생을 어떻게 생각해?

우리 동생은 아주 예쁘고 착하고 똑똑하고…. 아, 착하고는 빼줘.

동생과의 친밀도를 1에서 10까지의 수치로 나타낸다면?

당연히 10이지.

그럼 아직도 남동생이 있으면 좋겠어? 남동생 남동생 노래를 불렀잖아.

에이, 그건 옛날이지! 지금은 맛있는 거 사주는 누나나 형을 갖고 싶어.

최근 동생에게 서운했던 점은?

나는 코로나에도 계속 등교하고 넌 온라인수업이라 교통비도 안 드는데, 내가 용돈 더 받으려고 하니까 방해했던 거.

고마운 점은?

내가 배고프다고 하면 국수도 해주고 볶음밥도 해주고, 밥 차려주잖아. 또 네가 디자인과니까 나 디자인 과제 있으면 밤새 도와주고. 또 나랑 놀아주고. 많지.

동생을 더 챙겨주고 싶겠네?^^ 외출했다 밤에 집에 들어갈 때 나 기다렸다가 같이 가는 거 싫어하잖아.

싫었지. 너는 나 안 기다리는데.

지금은?

지금도 그때랑 똑같아.^^

와… 일단 오케이. 그럼 오빠가 생각하는 연년생의 장단점은?

일단 장점은 세대 차이가 없어 의사소통이 잘되는 거고, 단점은 용돈 금액의 차이가 없어.

마음속 보물 3가지는?

1위 내 통장. 아, 장난이야. 적지 마. 일단 0순위는 하나님. 그리고 1순위는 우리 가족, 2순위는 남의 가족, 3위는 내 앨범. 통장은 26위야.

통장에 얼마 있는데?

지금? 잠깐 기다려 봐. …500원.

고치고 싶은 본인의 단점은?

게으름. 아침에 일어나는 게 세상에서 제일 힘들어.

동생이 좋아하는 음식, 싫어하는 음식이 뭔지 알아?

당연하지! 젤리 좋아하잖아. 채소 싫어하고. 특히 초록색.

젤리보다는 회랑 초밥이지. 김치볶음밥이랑. 아직 동생을 잘 모르네. 오빠는 곱창 좋아하잖아. 옥수수 싫어하고. 맞지?

맞긴 한데 베스트는 달라. 제일 좋아하는 건 회. 제일 싫어하는 건 꽈배기. 몰랐어?

이제 알았으면 된 거지, 뭐. 그러면 제일 듣고 싶은 말은?

잘생겼다. 발표 잘한다. 성격 좋다. 똑똑하다.

그러면 가장 자주 듣는 칭찬 3가지는?

아, 꼭 말해야 해? 민망한데…. 큼, 1위는 잘생겼다, 2위는 성격이 좋다, 3위는 싹싹하네.


#2 학교 이야기

몇 학년?

고등학교 3학년생.

학교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중학교 때 우리 손잡고 등교해서 교장 선생님이 오해하셨었잖아. 학교에서 그러는 거 아니라고. 남매라고 말씀드렸을 때 당황하신 표정이 제일 기억에 남아. 웃겼어.

요즘 학교에서 힘든 점은?

우리 반이 학교 건물 8층이라 원래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거든.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이제 엘리베이터를 못 타. 마스크 쓰고 8층까지 걸어 올라가지. 숨차고 땀 나고 진짜 힘들어.

좋아하는 과목과 싫어하는 과목은?

싫어하는 과목은 영어. 스펠링이 너무 어려워. 좋아하는 과목은 도덕. 쉬워서.

도덕이 왜 쉬워?

나를 봐! 나 자체가 바른 생활 사나이잖아. 내가 도덕적이니까 도덕이 쉽지.

아… 그래. 특성화고등학교에 다니는데 특성화고의 장단점을 말해줘.

장점은 실습하면서 친구들과 빨리 친해지고, 꿈을 체험하는 기회가 많아서 적성에 맞는지 미리 확인할 수 있어. 단점은 실습이 너무 많아서 전공과목이 적성에 안 맞으면 힘들어. 취업, 진학 두 가지 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도 어렵고. 너도 특성화고잖아. 그렇지 않아?

맞아. 그런데 제일 큰 장점이자 단점은 반이 과 안에서만 섞이는 거야. 3년 내내 사이좋게 지내는 친구도 있지만, 잘 안 맞으면 3년 내내 힘들게 지낼 수도 있지. 그럼 다시 질문. 곧 스무 살 성인이 되잖아. 뭐가 가장 기대돼?


운전! 빨리 면허증 따서 운전해보고 싶어. 첫 월급도 받고 싶고. 잠깐만… 아까 통장도 그렇고 너무 돈 밝히는 것 같아. 이거 빼줘. (넣었다.)


#3 학생부 이야기

초등부에서 학생부로 처음 올라갔을 때 어땠어?

처음에는 학생부 모임이 있어서 신기하고 재밌었어. 그런데 해본 적 없는 새로운 활동이 적응이 안 돼서 버겁기도 하더라. 지금은 그냥 너무 좋지. 학생부가 최고야.

성경 진리 발표 처음 했을 때는?

처음에는 이해하기도 어렵고 구절이 헷갈렸어. 그런데 한 주제씩 마칠 때마다 내가 하나님에 대해 더 알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뿌듯했어. 성취감이 진짜 대박이야.

학생부만의 장점이나 특권이 있다면?

특권 하면 학생캠프지. 그때는 교회에서 먹는 밥도 평소보다 더 특별하게 맛있어. 전부 학생들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만들어주셨거든. 무엇보다 학생들끼리 여기저기 다닐 수 있어서 좋아. 말하고 나니까 또 하고 싶다. 코로나 때문에 내 마지막 학생캠프가 사라지다니….

학생부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학생부 담당 집사님이 다른 지역 교회로 가셨을 때. 내가 중1, 학생부 올라와서 아무것도 모를 때 무지 잘 챙겨주시고 많은 것을 가르쳐주셨어. 다른 지역으로 가신다는 소식 듣고 펑펑 울었지. 초등부 선생님과는 또 다른 느낌이야.

학생부 맏형이잖아. 학생부 생활의 꿀팁 있을까?

있어, 있어. 진리 발표는 멈추지 않아야 좋아. 어렵다고 한 번 멈추면 다시 시작하기 몹시 힘들거든. 몰라도 선배들한테 알려달라고 하면서 계속해야 돼. 또 누가 물어보면 최선을 다해 잘 대답해줘. 그러면 서로 신뢰감이 생겨. 참 그리고 누구를 만나든 인사 잘하고.

청년부에서 기다리는 형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있어?

곧 갈게요. 기다려주세요. 학생 때보다 더 발전한 모습으로 청년 활동 할게요!

마지막으로 오늘 인터뷰 참여 소감은?

옛날 생각이 많이 나서 좋았어. 좀처럼 이런 기회가 없었는데.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조금 생기네. 우리는 정말 어릴 적부터 잘 지낸 것 같아.




오빠에게 질문하면서 새록새록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떠올랐다. 오빠는 나보다 겨우 한 살 많으면서 내가 울면 달래주고 졸면 토닥토닥하면서 재워줬다. 사이좋게 자라서인지 우리는 엄마한테 말하지 않는 일도 서로에게는 더러 말해주기도 한다.
그렇게 모르는 것 없는 오빠인데, 오빠에 대해 새로 알게 된 것들이 많아 놀랐다. 인터뷰 후로도 더 자주 대화해서 마음을 공유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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