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설레는 인터뷰, 우리 엄마 이야기

엄마는 항상 저를 지켜주시는 든든한 지원군입니다. 하지만 저는 엄마에게 감사하다는 말은커녕 못된 말을 내뱉기도 했습니다.
엄마에게 죄송한 마음, 감사한 마음을 담아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바로 엄마 인터뷰하기! 우리 엄마, 김순희 님을 소개합니다!


Q. 인터뷰 시작하겠습니다. 간단히 자기소개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김순희’고요, 고향은 경남 창녕입니다.

Q. 첫 번째 질문! 유년 시절, 잊지 못할 기억은 무엇인가요?

국민학교 6학년 때였어요. 아버지는 밭에 줄 거름을 준비하고 계셨고 막내 오빠와 저는 아버지를 도우면서 언덕에서 놀았지요. 그러다가 오빠랑 말다툼이 일어났어요. 제가 어렸을 적에는 욕심이 많고, 특히 막내 오빠를 이기고 싶어 해서 자주 싸웠는데 그날도 그랬던 거죠. 홧김에 오빠에게 돌을 던졌어요. 근데 그 돌이 아버지한테 날아간 거예요. 아버지 이마에 찍혀서 피 나고 난리 났었죠. 깜짝 놀랐는데 아버지는 저를 혼내지 않으시고 침착하게 집에 지혈하러 가셨어요. 왜 돌을 던졌을까 후회스러웠고, 아버지께 죄송했어요.
유년 시절 부모님께 잘못한 기억이라 가장 먼저 생각이 나네요.

Q. 학교에서는 어떤 학생이었어요?

4학년 때까지는 감기 같은 잔병치레가 잦았어요. 집에서와는 달리 자신감이 없고 수줍음도 많았죠. 중학생이 되고 사춘기가 오면서 재미없이 학교를 다녔어요. 고등학생이 되고 성공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대기업 회사원이 장래 희망이었어요.

Q. 왜 갑자기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신 거예요?

집이 3남 3녀라 자녀는 많은데 경제적 여유는 없어서 먹고살기 힘들었거든요. 대체로 어머니 혼자 일을 하며 가정을 이끄셨지요. 얼른 도움을 드리고 싶어서 상업고등학교에 입학했어요. 좋은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뭐든 열심히 했죠. 성실히 공부하고 자격증 취득하고 여러 시험에 응시했어요.
고3 때 학교 추천서를 받고 큰 회사 면접을 자주 봤는데, 매번 2차에서 떨어졌어요. 좌절하고 마음고생도 하다가 2학기에 딱! 대기업에 취업이 됐어요.
Q. 꿈을 이루셨네요. 그럼 ‘이건 정말 최고였다!’ 한 기억은?당연히 딸과 아들이 태어났을 때가 가장 기쁘고 행복한 기억이죠.

Q. 저와 동생이 처음으로 엄마를 불렀을 때 느낌이 어떠셨어요?

세상을 다 얻은 느낌? 하늘을 날아다니는 느낌? 둘째가 엄마라고 부를 때도 기뻤지만 첫째가 불러주는 건 확실히 달라요. 너무 행복했어요.

Q. 만약 저희 남매가 자매·형제·남매 중에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엄마는 뭘 선택하실 거예요?

저는 지금이 가장 좋고 행복해요. 서로 싸우지 않고 챙겨주는 모습이 얼마나 보기 좋은데요.

Q. 잘 알겠습니다. 저를 보면서 ‘정말 내 딸이다’ 싶은 순간은?

약간 어눌해 보이고 덤벙거릴 때?(웃음) 제가 좀 치밀하지 못해서 서툴고 덤벙대는 경향이 있거든요.

Q. 제가 자랑스러울 때는 언제인가요?

늘 자랑스러워요! 아빠한테 살갑고, 애교 많고, 동생 사랑해 주고, 학교도 잘 다니고.

Q. 엄마도 자신이 자랑스러웠던 적이 있어요?

착한 효정이랑 지민이 낳은 것! 제가 이렇게 가정을 꾸리고 엄마로 산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요.

Q. 다음 질문. 엄마는 ‘엄마’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10대부터 현재까지 ‘엄마’에 대한 느낌을 말해주세요.

10대 때는 일밖에 모르는 엄마. 20대에는 돈밖에 모르는 엄마. 30대에는 그저 엄마에게 죄송하다. 지금은 엄마를 너무 사랑한다!

Q. 왜 그렇게 느끼세요?

학창 시절에 엄마는 아침부터 산으로 들로 시장으로 일을 나갔어요. 저녁에는 식사하시자마자 바로 잠드셨어요. 맨날 손발이 부르트고 온몸이 먼지로 덮여 있었죠. 그때 엄마는 일밖에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취업하고 나서 돈 좀 쓰려고 하면 못 쓰게 하고, 돈 아껴야 한다고 그렇게 강조를 하시더라고요.
30대에 아들딸 낳고 키우면서 뒤늦게 엄마 마음을 알게 됐어요. 그때 엄마에게 잘해드리지 못한 것이 죄송해요. 힘든 순간에도 우리를 사랑으로 키워주셔서 감사하고 엄마가 참 훌륭하다고 느껴요.
지금은 제가 경제 활동을 하지 않아 엄마에게 해드릴 수 있는 것이 많이 없지만 엄마에게 꼭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Q. 이건 제가 예전부터 궁금했는데, 엄마가 좋아했던 추억의 간식은 무엇인가요?

이름이 기억 안 나는데, 비닐 안에 들었고 손으로 주물럭거려서 부드러워지면 쏙 빼 먹는 그거 있잖아요. 아폴로! 그래, 그거랑 음… 사실 용돈을 여유롭게 받지 않아서 자주 뭘 사 먹지 못했어요.

Q. 그럼 집에서는요?

옥수수랑 고구마!(신나심) 라면에 쉬어빠진(?) 부추김치!(더 신나심) 쩝, 지금도 먹고 싶다.
Q. 세트 메뉴가 있었군요! 자, 마지막으로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은?
부족한 엄마랑 같이 있어줘서 고맙고 너무너무 사랑해요. 효정이 지민이 그리고 남편, 꼭 다 같이 천국 가자!
이제… 다 했나?

Q. 아 참, 엄마 사랑해요.♥

으이구, 나도 사랑해!


‘엄마에게 어떤 질문을 할까?’ 고민하며 인터뷰를 준비하는 시간이 너무 설레고 즐거웠습니다. 인터뷰하는 동안 웃음꽃이 피었고, 엄마도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엄마는 저를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딸이라고 하십니다. 저도 엄마가 이 세상에서 제일 자랑스럽습니다. 부족한 딸을 늘 예뻐해 주시고 힘들 때마다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엄마, 우주만큼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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