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회상에 잠겼다. 친구들과 놀고, 할머니 댁에 가고, 다쳐서 아프고…. 시간 가는 줄도 모른 채 옛 일기를 다 읽었다.
“나 정말 어렸었네.”
픽 웃으며 일기장을 덮으려는데 문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오늘도 정말 즐거운 하루였다.
다시 앞 쪽을 훑어봤다. 모든 일기가 한결같이 ‘오늘도 정말 즐거운 하루였다’로 끝났다. 심지어 아픈 날에도 끝에는 어김없이 ‘즐거운 하루’라고 적혀 있었다. 내가 쓴 일기지만 어릴 때는 뭐가 그렇게 즐거웠을까 참 이상했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다. 즐거운 하루보다는 힘든 하루라고 생각하는 날이 많았다. 어쩌면 즐거운 일이 더 많았는데도 힘든 일에만 사로잡혀 하루를 웃음 대신 한숨으로 마무리했는지도 모른다.
다시 어린 시절의 나처럼 긍정적인 마음으로 매일매일을 기쁘게 보내야겠다. 그래서 잠자리에 들기 전, 하루를 이렇게 마감하고 싶다.
‘오늘도 정말 감사하고 즐거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