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자체만으로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남모르게 방황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뭐든 잘 해내고 싶은데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니 저 자신이 점점 작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자존감이 낮아져 학교에서도 교회에서도 남들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부족하다 여겼습니다. 감사와 기쁨보다 불평불만이 앞섰고, 교회 식구들에게 따뜻한 사랑과 온기를 전해주기는커녕 쌀쌀맞고 무뚝뚝하게 대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타 지역에 사는 친한 자매님이 오랜만에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편지의 내용은 이제껏 부정적이었던 제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자매님,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실 때 사람을 어떻게 창조하셨는지 알아요? 각종 자연과 생물은 다 말씀으로 창조하셨는데 사람만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하셨대요. 너무 아름답지 않아요? 제 말은, 우리의 존재가 갖는 의미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는 거예요.

지금까지 저는 스스로를 미미하게 여기며 결과로 가치를 증명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존재 자체만으로 하나님께 사랑받는 사람이었습니다. 편지를 읽고 나니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꼭 사람들의 기준에서 뛰어나고 완벽한 사람이 되지 않아도 되겠구나 싶어서요. 오히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가장 가치 있고 중요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날 이후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단 해보자.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하나님께서 도와주실 거야.’ 이런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 보내는 중입니다.

마음속에 소망도 하나 생겼습니다. 자매님처럼 저도 주변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해주고, 힘들어하는 누군가를 마음 다해 위로해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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