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에게 다가가기

친구와 영화를 보기로 한 약속이 취소됐다. 대신 같이 갈 사람이 없을까 고민하는데 아빠가 떠올랐다. 집에 돌아가 아빠에게 내일 영화 보러 가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아빠는 거절하는 척하더니 이내 아이처럼 설렘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다음 날 9시에 출발하자고 했다. 그리고 내 주위를 계속 맴돌며 영화 보러 가야 하니 얼른 자라고 재촉했다.

생각해 보면 초등학생 때만 해도 휴일은 아빠와 함께하는 날이었다. 등산을 하거나, 놀이공원 또는 도서관에 가기도 했다. 중학생이 되고부터 함께하는 시간이 점점 줄더니, 고등학생이 된 후로는 아빠 얼굴조차 보기 어려웠다. 그런 와중에도 아빠는 집에 들어오면 먼저 인사해 주고, 내가 방에 있어도 다가와 말을 건넸다. 내가 내 일상에 몰두하는 동안 아빠는 항상 내 곁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간 아빠에게 무뚝뚝하고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늘 내게 맞춰주는 아빠의 배려를 당연하게 여긴 듯해 죄송하다. 이제 아빠의 애정에 고마워하며 ‘아빠에게 다가가는 딸’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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