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덕분에

저희 가족은 5명입니다. 막내인 저는 잠들기 전에 아빠와 비밀 토크를 나눌 만큼 사이가 좋지요. 하지만 잠든 후에는 다릅니다. 아빠의 우렁찬 코골이가 온 집에 울리거든요. 코골이에 여러 번 자다 깬 저는 참다못해 그 소리를 녹음해 아빠에게 들려줬습니다. 아빠가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저는 잠을 못 자서 하루 종일 졸리고 그만큼 예민해졌습니다. 하교하고 집에 도착해 엄마에게 투정을 부렸습니다. 아빠 코 고는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고요.

시간이 지나 짜증이 점점 가라앉았을 때쯤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어쩌면 아빠의 코골이는 아빠가 일터에서 온종일 애쓴 흔적이자 힘든 하루를 마치고 쉬는 숨소리일지 모르겠다고요. 수고하고 집에 돌아온 아빠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못 하고 짜증을 낸 것이 죄송하고 부끄러웠습니다.

마침 그날은 아빠가 할머니 집에서 자고 오는 날이었습니다. 이불에 누우니 방이 텅 빈 듯 허전했습니다. 너무 조용해서 정신이 말똥해지고 무서웠습니다. 오히려 아빠의 코골이를 들으면 안심하고 잘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제야 제가 아빠를 많이 의지해 왔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우리 가족을 위해 고단한 하루를 견뎌낸 아빠 덕분에 무사히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는 사실도요. 아빠의 피로가 잘 풀리도록 이제는 막내딸인 제가 아빠의 힘이 되어주렵니다.
공유
주소가 복사되었어요.
G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