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내 물건이 자주 사라진다. 옷걸이에 걸려 있어야 할 옷이 빨래 바구니에 들어가 있고, 엄마가 나를 위해 사 온 젤리는 먹지도 않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양이 점점 줄었다. 내가 아끼는 펭귄 인형이 동생 방 책꽂이에 있기도 했다. 범인은 바로 동생이다.
동생에게 화를 내려다가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나는 동생 것을 얼마나 자주 가져다 썼을까. 고백하자면 동생 옷을 종종 꺼내 입었다. 특히 동생이 아끼는 트레이닝 바지는 너무 편해서 자주 빌려 입었고, ‘설마 모르겠지’ 하면서 동생 옷을 몰래 입고 나간 적도 몇 번 있다. 어떤 옷은 동생이 그냥 주기도 했다.
사실은 옷 말고도 많이 있다. 동생이 만두를 찌고 있으면 몇 개 뺏어 먹었고, 쫄면, 냉동 치킨 등도 얻어먹었다. 동생 방에 있는 귀여운 인형들을 싹쓸이해 온 적도 있다. 그래도 동생은 딱히 뭐라고 하지 않았다. 비 오는 날 나를 위해 우산을 가져다주고, 내가 라면을 사 먹으려고 하면 용돈을 빌려주기도 했다.
동생이 얄미울 때가 있었는데, 돌이켜 보니 내가 더 심했던 것 같다. 동생은 내게 없으면 안 되는 존재였다.
하늘 가족 사이는 어떨까? 식구들의 허물을 내가 참아주는 듯이 생각했지만 오히려 식구들이 내 허물을 많이 감싸주고 있었다. 서로 몰래몰래 챙겨주는 ‘나 같은 너, 너 같은 나’. 그게 가족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