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나아줘서 고마워

한쪽 가슴이 아파 병원을 찾았습니다.

진단 결과 기흉이었습니다.

기흉은 가슴막 안에 공기가 차 있는 상태인데,

심각한 상황이라 다음 날 바로 수술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엄마와 저는 이게 무슨 영문인가 당황스러워 멍하기만 했습니다.

입원 수속을 마치니 그제야 불안감이 엄습했습니다.

수술이 처음이라 너무 무서워서 괜히 엄마에게 이것저것 질문했습니다.

“수술하면 후유증이 심하다던데, 괜찮겠죠?”

엄마의 대답은 초지일관이었습니다.

“그럼 괜찮지. 걱정 마.”

수술은 무사히 마쳐졌습니다. 하지만 마취가 풀린 후 통증이 심해 움직이기 힘들었습니다.

무슨 일이든 엄마가 도와주셔야 했습니다.

어디 가지 못하고 저를 간호하시는 엄마가 안쓰러웠습니다.

그날 밤 엄마가 피곤했는지 일찍 주무셨습니다.

엄마는 침대 밑 조그마한 간이침대에서 몸을 웅크리고 계셨습니다.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다행히 빠르게 회복해 며칠 후 퇴원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엄마에게 말했습니다.

“건강한 아들 덕분에 빨리 집에 가네요.”

엄마가 빙그레 웃으셨습니다.

“그래. 빨리 나아줘서 고마워.”

정성으로 병간호해 주신 엄마에게 감사하다 말해야 맞는데

오히려 엄마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으니 부끄러웠습니다.

당신의 고단함은 잊고 자녀의 안위를 기쁨으로 여기는 게 부모의 마음인가 봅니다.

부모님이 계셔서 든든하고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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