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일상은 없다

우리 가족은 다섯 식구다. 옛날에는 한집에서 다섯 명이 복닥복닥 지냈다. 하지만 지금은 부모님이 직장 일로 밤늦게 오시거나 집에 못 들어오실 때가 많고, 오빠는 정겨운 집을 떠나 독립했고, 언니는 회사가 바빠 새벽에 들어온다. 집에서 가족들과 같이 보내는 시간이 거의 없다.
요즘 나는 온 가족이 함께했던 날들을 떠올린다. 여름에는 집에서 가장 시원한 거실에 모여 더위를 이겨내고, 겨울에는 추위를 잊을 정도로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따뜻하게 지냈던 때를 말이다. 안방에 나란히 누워 제각각 선보이던 잠꼬대, 바닷가에서 캠핑한 날도 생생하다. 그때는 밥 먹을 때도 잠잘 때도 놀러 갈 때도 가족 모두가 함께하는 것이 당연했고, 언제나 가족이 내 곁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가정을 위해, 자신의 꿈을 위해서는 평생 한 공간에 머무를 수 없었다.
가족을 보면 애틋하다. 함께 TV를 보면 화면보다 부모님의 얼굴을 더 보고, 방에서 쉬는 언니를 몰래 쳐다본다. 오빠에게는 할 말이 없어도 괜히 전화를 건다. 한순간이라도 더 가족을 눈과 귀에 담고 싶어서다. 가족 단체 메신저 방에 내 이야기를 써서 보내기도 한다. 이렇게라도 해야 하루라도 조용할 날 없던 그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 든다.
글을 쓰며 다시 한번 느꼈다. 가족이 함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라 특별한 일이다. 언젠가는 나도 내 꿈을 찾아 집을 떠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소중한 가족을 눈에 담고, 귀에 담고, 마음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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