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옛날이야기

이따금 재밌게 들었던 엄마의 옛날이야기.
오늘은 『소울』 독자들과 나누어보려 합니다.
재미있으니 기대해 주세요!

엄마, 엄마. 자기소개 해주세요!

경상북도 울진군 평해읍에서 1남 2녀 중 차녀로 태어난 박영희입니다.

엄마의 학창 시절 에피소드를 말씀해 주세요.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선생님들과도 친했어. 친구들이 ‘선생님들이 편애한다’라고 생각하고 미워할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 공부를 못해서 그렇게 시샘받지는 않았어.
고등학교 때 친언니같이 특별히 친한 선생님이 계셨지. 자취하던 선생님 댁에서 잠도 자고, 목욕탕도 같이 갈 만큼. 어부였던 할아버지(엄마의 아빠)가 새벽에 오징어를 잡아 오시면, 첫 버스를 타고 선생님 댁에 가서 오징어 회를 같이 먹고 등교했어. 할머니(엄마의 엄마)는 선생님과 엄마가 닮았다며 선생님을 ‘큰 감자’, 엄마를 ‘작은 감자’라고 불렀지.

역시 언제 들어도 재밌는 엄마 이야기! 그럼 어릴 적 엄마의 꿈은 뭐였어요?

현모양처. 어릴 때부터 요리하는 걸 좋아해서 가정을 꾸리면 가족들에게 맛있는 요리를 해주고 싶었거든. 바닷가에 사니까 소꿉놀이할 때는 바다에서 건진 해초를 주워다가 조미료를 넣고 조물조물했어. 조미료는 집에서 몰래 챙겨 왔지.

크크. 할머니께는 쉿! 엄마가 가장 좋아했던 음식과 지금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있나요?

둘 다 할머니표 꽁치 젓갈 무침. 과거나 현재나 변함없어. 어릴 적부터 좋아한 고향의 맛이라 아직도 즐겨 먹는 음식이야.

할머니 음식은 언제나 사랑입니다.♥ 가장 행복했던, 가족과의 추억은 무엇인가요?

엄마네 가족은 여행을 자주 다니지 않아서 추억이 별로 없어. 하지만 다들 먹는 걸 좋아해서 맛있는 음식을 다 같이 먹으며 큰 행복을 느꼈어.

추억 몇 개만 이야기해 주세요.

어릴 때 할아버지 할머니는 낯설고 신기한 음식이 있으면 엄마, 이모(엄마의 언니), 삼촌(엄마의 동생)보고 일단 모이라고 하면서 궁금증을 유발시켰어. 그중에 키위가 있었지. 털이 송송 난 키위를 처음 봤을 때 ‘이건 뭘까? 감자인가?’ 했어.
할아버지가 과일이라며 깎아주셨는데 껍질을 깎고 나서 키위 색깔에 놀랐어. 반으로 잘랐을 때는 오이나 참외도 아닌 것이 뭔가 싶어서 또 한 번 놀랐지. 키위의 비주얼 임팩트가 너무 커서 그런가, 맛에 대한 기억은 없네.
그리고 할아버지는 바다에서 털게, 독도새우 같은 귀한 품종이 잡히면 우리 식구들부터 우선적으로 먹이셨어. 그때 기억을 하나둘 회상하면 지금도 정말 행복해.

오, 저도 가족과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가장 행복해요. 이번에는 현재로 돌아와서, 딸에 관한 기습 질문! 언제 딸이 가장 사랑스러운가요?

잘 때.(단호)

왜… 왜죠?

육아 중 쉼을 얻는 시간이기 때문이지.

딸이 이제 곧 고등학생이 되는데도 아직 육아 중인 것 같으시군요? 하…하.
두 번째 기습 질문! 사랑하는 딸이 (지금도 물론 좋겠지만) ‘이러면 더 좋겠다’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지금도 너무 잘하고 있지. 단(!) 휴대폰 사용만 조금 줄이면 좋겠다. 흐흐.

노력하는 딸이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딸에게 해주고픈 말은?

타인의 의견을 잘 경청하여 멋진 어른이 되어주렴. 사랑한다.

저도 사랑해요, 엄마!




엄마는 이성적이고 현실적입니다. 아닌 건 아니라고 딱 말합니다. 그래도 제가 믿음 생활 하다가 힘들어하거나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다정하게 알려줍니다. “잘하고 있다”며 응원도 해주고요. 엄마도 학생 시절에 믿음 생활을 경험해 봐서일까요? 이모를 따라 열아홉에 믿음 생활을 시작한 엄마는, 제게 엄마인 동시에 인생 선배이자 믿음의 선배입니다.
저는 그런 엄마를 아주 많이 좋아합니다. 친구들과 비교하면 유독 더 그렇습니다. 그러나 마음의 그릇이 작아서 모난 말로 엄마에게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부족한 점 많은 딸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늘 보듬어주는 엄마에게 고맙고 미안합니다. 앞으로는 효도만 하는 딸이 되겠습니다. 엄마, 언제나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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