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학생 때는 초등학교 친구들이 대부분 같은 학교로 왔기 때문에 처음부터 중학교 생활이 익숙하고 편했습니다. 고등학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입학식 날 설레고 긴장된 마음으로 학교에 들어섰지만 저희 반으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한 선생님이 어리둥절히 서 있는 저와 몇몇 학생들을 보고 안내해 주신 덕분에 반은 잘 찾을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같은 중학교를 나온 몇 안 되는 친구들이 다 다른 반에 배정되어 저희 반에는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겁니다.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제 주변은 모두 처음 보는 학생들로 가득했습니다. 이 상황이 어색하고 불편했습니다.
낯선 시간을 하루하루 보내다 보니 조금씩 학교생활에 익숙해졌습니다. 아침 일찍 울리는 알람 소리에 일어나 준비하고,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고, 반 친구들과 아침 인사를 하고, 즐겁게 수업하고, 맛있는 점심을 먹고,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이 일상이 되었지요.
새로운 것에 적응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새로움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익숙함이 됩니다. 제게 낯설기만 하던 새 학교가 ‘우리 학교’가 되고, 어색하던 새 친구가 ‘내 친구’가 된 것처럼요. 그러니 새로운 것 앞에서 너무 두려워하지 맙시다. 무엇보다 우리에겐 새로운 시작을 응원해 주시는 하나님이 항상 함께하시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