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의 스승

청소년 성장 영화의 걸작으로 불리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는 파격적인 교육 방식과 철학으로 ‘오늘을 살라’고 외치는 키팅 선생님이 등장한다. 그는 미래의 시인을 말살해버리는 주입식 교육을 반대하고 아이들에게 따뜻한 감성과 휴머니티를 되찾아주며 앞으로 나아갈 삶의 항해에 좌표를 찾게 해준다.
나는 20대에 이 영화를 보았다. 적성에 맞지 않는 전공 선택으로 진로에 고민을 하며, 사춘기보다도 더 화려한(?) 청춘의 방황기를 보내고 있던 때였다. 영화를 보며 청소년 시절 나에게도 저런 정신적 스승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일기장에 안타까운 마음을 빼곡히 적어 놓았던 기억이 난다.
창피한 얘기지만 나의 학창 시절은 그다지 아름다운 추억거리가 없다. 부모님께서는 맏이였던 나에게 “공부 잘해야 한다. 네가 못하면 동생들도 줄줄이 못한다”는 말을 자주 하셨고, 학교 교육 역시 좋은 점수를 내고 명문대학에 학생들을 많이 보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 시절 대입 시험을 앞둔 고3 학생들은 모두 ‘별 보기 운동’을 했다. 새벽에 학교 가면서 별을 보고, 야간자율학습이 끝나고 집에 오며 다시 별을 봤으니 말이다. 하지만 별을 보면서도 별처럼 빛나는 꿈은 갖지 못했다.
학교 안에서 그나마 스트레스의 돌파구가 되었던 것은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들이었다. 점심시간 전에 선생님 몰래 도시락을 까먹고, 야간자율학습시간 전 학교 앞 가게에서 친구들과 매콤한 떡볶이 국물에 김말이튀김을 묻혀 먹으며 떨던 수다. 그때 우리는 서로의 대화에 흥분하고 즐거워했다. 하지만 서로의 스승이 되어 주지는 못했다. 정체성과 가치관을 찾고 세워가기 위한 요란한 질풍노도의 시기를 같이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월이 흘러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난 후, 진리를 영접했다. 그리고 교사 자격으로 참석하게 된 학생부 모임에서 학생들에게 주시는 하늘 어머니의 말씀을 듣게 되었다. 학생의 본분인 공부를 열심히 하고 하나님의 가르침이 담긴 성경 말씀도 열심히 익혀 학교에서, 가정에서 바른 행실로 하나님의 영광을 많이 나타내라는 말씀이었다. 나아가 세상 곳곳에서 빛과 소금과 같은 존재가 되어 세계를 구원하고 영원한 천국을 바라보라는 원대한 꿈을 제시해 주셨다.
성경에 있는 선지자들의 여러 사례를 들어주시며 조목조목 교훈해 주시는 어머니의 말씀은 학창 시절 내가 그리도 갈망했던 모든 의문들에 대한 명쾌하고 시원한 해답이었다. 감사함과 동시에 학생들이 참으로 부럽게 느껴졌다. 어머니께서 친히 학생들의 스승이 되어 주셔서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할지, 어떤 꿈을 가져야 할지 이끌어주고 계시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 매스컴에서 회자되고 있는 말 가운데 구글 공동 창립자 래리 페이지의 “목표를 작게 하는 것보다 크게 하는 것이 많은 자원을 활용할 수 있어 결국 달성 확률이 높으니 가능한 한 크게 꿈꾸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그가 말한 큰 꿈도 시온의 학생들이 꾸는 원대한 꿈 앞에서는 무색해 보인다. 우리가 꾸는 꿈은 드넓은 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께서 주신 말씀을 되새기면서 원대한 꿈을 꿔보자. 세계를 향한 큰 생각과 인류를 향한 따뜻한 가슴으로 자신만의 꿈을 마음껏 그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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